EU·회원국, 벨라루스 당국 여객기 강제 착륙에 규탄·경고
EU 집행위 "용납못한다"…폴란드 "국가 테러리즘·즉각제재 논의해야"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2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당국이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소속 여객기를 강제로 착륙시킨 데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해당 여객기가 즉각 벨라루스를 떠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모든 승객은 (리투아니아) 빌뉴스로의 여행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국제 항공 교통 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이날 트위터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벨라루스 정부에 모든 승객과 해당 여객기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서 "모든 승객은 그들의 여행을 즉각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부정으로 인한 정치 혼란이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앞서 이날 해외에 머물던 야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타고 이동 중이던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에서 인기가 높은 야권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의 전(前) 편집장인 라만 프라타세비치(26)가 이날 민스크 공항에서 보안당국에 체포됐다고 넥스타 측이 밝혔다.
프라타세비치는 이날 그리스 아테네-리투아니아 빌뉴스 노선을 운항하던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타고 여행하던 중 기내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로 여객기가 벨라루스 민스크 공항에 비상 착륙한 뒤 현지 보안당국에 체포됐다.
미구엘 베르거 독일 외교부 사무차관은 트위터에 벨라루스 정부에 EU 내에 있던 여객기를 민스크로 우회시키고 언론인을 구금한 데 대한 즉각적인 설명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24일 열리는 EU 회원국 정상들 회의에서 벨라루스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에 대해 논의할 것을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또 "라이언에어가 납치된 후 벨라루스 당국이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구금한 것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면서 "이는 비난받을 국가 테러리즘 행위"라고 비판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벨라루스 대사관의 대리대사가 폴란드 외교부로 초치됐다고 AFP는 현지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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