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4조원 투자 우리 기업에 인센티브 달라"…美에 요청
산업장관, 美 상무장관과 면담…공급망 협력방안 논의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정부가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우리 기업을 위해 세제, 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를 지원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했다.
양국 정부는 핵심 경제 파트너로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직후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과 가진 별도 면담에서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고 산업부가 22일 밝혔다.
양국 장관은 미국의 혁신역량과 한국의 제조역량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고, 복원력 있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양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어 한미 협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두 장관은 특히 양국 기업들의 투자가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한미 핵심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안정적 공급망을 위한 공동 R&D, 우수인력 양성, 교류 확대 등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장관은 기업 투자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정부가 분담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에 대해 미국 정부가 세제, 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정부에서 재검토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해선 한미 철강산업 간 밸류체인(가치사슬) 강화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회복이 이뤄지도록 새로운 접근을 요청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근거로 동원한 규정으로, 현 정부 내에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산업부와 미 상무부가 공동 주최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양국의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백신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핵심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역·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기업들의 투자계획도 발표됐다.
삼성전자[005930]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신설에 17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고, 현대차[005380]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 확충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2025년까지 7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을 포함해 2025년까지 총 100억달러를 투자한다. SK하이닉스[000660]는 10억달러를 들여 실리콘밸리에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한다.
미국 기업으로는 듀폰이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듀폰의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와 CMP패드 제조시설 관련 국내 투자 발표에 이은 추가 투자다.
퀄컴은 현재까지 한국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에 8천5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도 한국 협력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GM, 노바백스 등 다른 미국 기업들도 향후 배터리 및 백신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양국 정부가 핵심 경제 파트너로서 핵심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을 위한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양국 기업의 투자와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우리 기업의 투자 발표를 통해 공급망 강화, 기후변화 대응 등 미국의 시장환경 변화로 예상되는 수요 증대와 경쟁 심화에 대응하며 현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대미 투자에 따른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로 국내 중소·중견 협력사의 수출 및 동반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R&D 협력을 통해 우리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등 핵심산업 관련 국내 정책지원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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