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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DNA 변이, 키와 수명에도 영향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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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DNA 변이, 키와 수명에도 영향 미친다
'UK 바이오뱅크' 35만8천 명 분석… 2형 당뇨 등 일반 질환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제네틱스'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인간 유전체를 구성하는 DNA의 99.9%는 세포핵에 들어 있다.
세포핵 DNA엔 우리 몸 안에서 여러 가지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생성 코드뿐 아니라 사람마다 자신만의 특징을 만드는 유전자 코드도 포함된다.
그런가 하면 인간의 세포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도 별도의 DNA를 갖고 있다.
전체 유전체의 0.1%를 차지하는 이 미토콘드리아 DNA(mtDNA)는 모계로만 유전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의 DNA 변이가 뇌근증, 간질, 만성 외안근 마비 등 난치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았다.
이런 질병은 따로 '미토콘드리아 질환(mitochondrial diseases)'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런데 mtDNA 변이가 2형 당뇨병 등 일반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자녀의 신장과 수명 등 개인적 특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논문으로 실렸다.
21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등록자 35만8천 명의 샘플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조안나 하우슨 박사는 "보통 미토콘드리아 질환 외의 일반 질환은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와 연관 짓지 않는다"라면서 "하지만 어머니로부터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가 많은 개인적 특질뿐 아니라 2형 당뇨병 같은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mtDNA 변이의 영향을 받는 범주엔 2형 당뇨병 외에 다발성 경화증, 간과 신장 기능, 혈구 수치, 수명, 신장 등이 포함된다.
특히 유전성 희소 미토콘드리아 질환에 걸린 환자는 부분적으로 이런 영향을 더 심하게 받았다.
예컨대 이런 질환이 심한 환자 중에는 평균보다 키가 작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지만, 건강한 사람은 단지 몇 밀리미터의 신장 차이가 날 정도로 영향이 미미했다.
mtDNA 변이로 체내 에너지 생성 능력이 달라지는 걸 원인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하나 실제론 훨씬 더 복잡한 생물학적 경로들이 얽혀 있을 수 있다.
부모 양쪽에서 유전되는 세포핵 DNA와 모계로만 물려받는 mtDNA는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상호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세포핵의 특정 유전적 배경(genetic backgrounds)은 미토콘드리아의 특정 유전적 배경과 먼저 연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이런 연관성은 특히 스코틀랜드, 웨일스, 노섬브리아 등의 주민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세포핵과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체가 나란히 진화하면서 함께 상호작용해 왔다는 걸 시사한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가설의 근거론 '호환성(compatibility)의 필요'를 들었다.
ATP(체내 에너지 단위)는 미토콘드리아 내부에 존재하는 '호흡 사슬(respiratory chain)'이라는 단백질 그룹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호흡 사슬을 구성하는 100여 종의 단백질 중 13종만 mtDNA에서 유전 정보를 받고, 나머지 단백질의 코드는 세포핵 DNA에서 온다.
이런 상황에서 호흡 사슬의 단백질들이 서로 딱 들어맞으려면 고도의 호환성이 요구된다고 한다.
만약 자녀가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mtDNA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세포핵 DNA와 호환되지 않는다면 '그림 조각'이 잘 들어맞지 않아 호흡 사슬과 에너지 생성에 순차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불일치가 개인의 건강과 생리 작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지만, 진화적 관점에선 심각한 불이익이 될 수 있다.
호환성을 갖춰 서로 들어맞는 게 진화적 측면에선 이익이기 때문에 더 흔한 형태로 남았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전이 치료(mitochondrial transfer therapy)'에도 중요한 함의가 있다고 한다.
이 치료법은 유전적 결함이 있는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한 기증자의 것으로 대체해 자녀의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예방하는 걸 말한다.
케임브리지대 '엠알씨 미토콘드리얼 바이올로지 유닛(MRC Mitochondrial Biology Unit)'의 패트릭 치너리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DNA는 세포핵 DNA에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것 같다"라면서 "다른 말로 하면 모든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를 다 받을 순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다행히 이 치료법을 개척한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이런 가능성까지 이미 고려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영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미토콘드리아 대체 치료를 허가한 나라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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