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극우 대통령 갈수록 궁지…탄핵 찬성 여론 첫 우세
탄핵 찬성 49%·반대 46%…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 영향인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촉발된 위기가 가중하면서 탄핵 추진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은 찬성 49%·반대 46%로 나왔다.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대통령 탄핵 찬성이 우세하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2일 2천7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3월 말 여론조사 결과가 찬성 46%·반대 50%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론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처럼 탄핵 찬성 의견이 많아진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지적하는 증언이 쏟아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정조사위원 다수는 공공보건과 관련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를 범죄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정조사위는 최종 보고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연방검찰에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돼 90일간 계속되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연장될 수도 있다.
지난달 말까지 하원에 접수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100건을 훨씬 넘는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에서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은 탄핵 추진 여건이 되지 않는다거나 탄핵 요구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판단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압력이 가중하고 탄핵 찬성 여론이 계속되면 리라 의장이 마냥 버티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한편, 다타폴랴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부정적 45%·보통 30%로 나왔다.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긍정적 평가는 가장 낮고, 부정적 평가는 가장 높다.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41%, 보우소나루 대통령 23%로 나와 18%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는 상황을 전제로 한 예상 득표율은 룰라 55%·보우소나루 32%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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