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일본 AI혁명 뒤졌다…'팩스 통보' 부끄럽다" 질타
NTT의 총무성 관료 접대 비판…"낙하산이 더 문제·인적 뇌물"
디지털청 설립법 국회 통과한 날 각지서 백신예약 시스템 장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은 "일본은 결정적으로 인공지능(AI) 혁명에서 뒤지고 말았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디지털화 정체를 질타했다.
1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를 팩스로 전달해 논란이 된 것 등을 거론하며 "부끄러워서 얘기가 안 된다"고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적하고서 이런 의견을 밝혔다.
일본 국회는 같은 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핵심 정책인 디지털청 성립에 필요한 법안을 참의원에서 가결해 입법을 완료했다.
늦게나마 디지털 개혁에 속도를 내 행정 및 사회 시스템의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코로나19 백신 고령자 접종을 위한 예약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켜 중단되는 사태가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어져 일본의 디지털 정체를 다시 부각했다.
일본 언론은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IT업체 세일즈포스의 서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의 창업자이기도 한 손 회장은 일본 통신사 NTT가 총무성 고위 관료를 반복적으로 접대한 문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감독관청의 분들과 유착하는 것 같은 회식은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하고 있지 않다"며 "더 큰 문제는 연간 수천만엔이나 되는 보수를 지불하며 낙하산 인사를 감독관청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총무성 퇴직 관료가 NTT에 취업하는 문제가 회식보다 더 심각한 "인적 유착", "인적 뇌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SBG가 투자한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평가 이익이 급증해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에 SBG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손 회장은 더욱 큰 규모로 투자 및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SBG에 있어서 1조·2조의 이익·적자라는 것은 뉴노멀(새로운 표준). 그 정도로 너무 놀라지 않는 편이 좋다"며 향후 성장 전략에 관해 "황금알 제조업이 된다. 5조엔, 6조엔에 만족할 남자가 아니다. 10조엔(약 103종원)이라도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작년을 대폭 웃도는 수의 상장(上場)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투자처인 알리바바 지분에 관해서는 보유 방침이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SBG는 작년도에 4조9천879억엔(약 51조4천1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전날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 기업의 연간 순이익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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