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내년 대선 제3 인물 없을 것"…룰라와 대결 예상
룰라, '극우 프레임'으로 보우소나루 정치적 고립 시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내년 브라질 대선이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중도나 우파 또는 좌파 진영에서 제3의 인물이 나오기 힘들며, 결국은 자신과 룰라 전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내년 대선 전망을 묻는 말에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최측근들과 대화에서는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는 룰라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신의 정부가 이뤄놓은 모든 것을 뒤집을 것이며, 교육 현장에 좌파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군을 도구화하는 등 이전 좌파 정부에서 엄두를 내지 못한 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지난달 초 국방부 장관과 군 수뇌부를 일방적으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보우소나루 역시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주요 정치인들을 두루 만나는 등 정계 복귀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룰라는 보우소나루를 극우 프레임에 가두면서 중도우파 세력과 사이를 최대한 벌려 정치적 고립을 유도하는 한편 좌파 노동자당을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보우소나루와 세 아들의 정치적 근거지인 리우데자네이루를 공략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리우데자네이루주를 지역구로 해 오랜 기간 하원의원을 지냈다. 상원의원인 장남 플라비우와 하원의원인 삼남 에두아르두 역시 리우데자네이루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차남인 카를루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이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대법관 11명 전원회의에서 룰라에 대한 실형 선고 무효 결정을 다수 의견으로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룰라는 정치적 권리를 회복하고 대선 출마도 가능하게 됐다.
여론조사에서도 내년 대선이 보우소나루와 룰라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에 나온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는 29%를 기록해 28%인 보우소나루를 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다른 대선주자들은 한 자릿수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경우 득표율은 룰라 42%·보우소나루 38%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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