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작심삼일'에 이용자 분노 폭발…공정위 조사 거론도(종합)
'블로그에 14일간 글 쓰면 1만6천원' 이벤트 3일만에 종료…"부정 이용자 탓"
참여자 '부글'·靑 청원 등장…박용진 "소비자 우롱, 소비자원·공정위 조사 요구"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네이버가 블로그에 일정 기간 게시물을 올리면 현금성 포인트를 주는 행사를 시작했다가 부정 이용자를 핑계로 사흘 만에 조기 종료하면서 참여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팀은 4일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하는 등 어뷰징(부정 이용)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아 부득이하게 '#오늘일기 챌린지'를 조기 종료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이달 1일 시작한 '#오늘일기 챌린지'는 14일 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이용자에게 총 1만6천원어치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행사다. 자사 블로그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행사다.
그런데 애초 기획 의도와 달리 이용자들이 '꼼수'를 쓰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일찍 행사를 취소한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3일 차까지 참여한 이용자에 대해선 포인트 1천원을 주기로 했다.
참여자들은 갑작스러운 행사 조기 종료에 당혹해하면서 네이버 측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해당 공지에는 3만 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네이버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약속 안 지키는 네이버 혼내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네이버는 이 행사를 시작하며 '작심삼일, 노노!'라는 문구를 썼는데, 주최 측인 네이버가 사흘 만에 마음을 바꿔 먹은 것은 셈이다.
참여자가 수십만 명에 달하자 네이버가 예상을 넘는 비용 부담 때문에 행사를 일찍 끝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네이버 측은 전체 행사 참여자와 부정 이용 비율 등 행사 조기 종료와 관련해 이용자가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참가자 수치는 공개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자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네이버는 이용자를 늘리는 이득만 챙기고 정보만 빼갔다. 그러면서 약속했던 보상은 회피하며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며 "소비자원과 공정위에 유사한 소비자 피해 상황 등에 대해서 살펴볼 것을 요구하고 관행을 바꿔나가겠다"라고 썼다.
ljungber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