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붕괴 위기 인도…인턴 현장 투입·군에 병원운영 요청(종합)
백신 부족 현상도 수개월 지속 전망 '돌파구 안보여'
(뉴델리·서울=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이영섭 기자 =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산소 부족사태가 지속하자 수도 뉴델리 당국이 군에 병원 운영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주 부총리는 지난 3일 "보건이 압도된 상태"라고 호소하며 코로나19 치료시설과 중환자실 운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시소디아 부총리는 총 1만명의 환자가 수용된 치료시설과 중환자실 1천 곳의 운영 지원을 군에 요청했다고 BBC는 전했다.
최근 들어 하루 35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인도에선 의료용 산소와 병상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병원에서 산소가 바닥나 입원 환자가 무더기로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카르나타카주의 병원에서 산소가 떨어진 후 10∼14명이 숨졌다고 NYT가 지역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달 하순에는 뉴델리에서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서 일부 병원의 환자 수십명이 숨졌고, 이날 중부 마디아 프라데시주에서도 환자 4명이 숨지자 유족은 산소부족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의료용 산소가 인도에서 가장 희소한 자원이 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수요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없이 밀려드는 환자를 돌보느라 의료 인력에도 심각한 부하가 걸렸다.
이에 연방정부는 인턴과 의과대 졸업 예정자까지 의료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NDTV는 보도했다.
총리실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인턴은 코로나19 대응 임무에 동원될 수 있고, 졸업 예정자는 전화 상담이나 경증 환자 진료를 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100일 이상을 채운 의료진에게는 향후 정부 시설 지원 등에서 혜택도 주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백신마저도 수개월간 부족사태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인도 백신 제조업체 세룸 인스티튜트(SII)의 아다르 푸나왈라 대표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대확산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푸나왈라 대표는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는 "영향력 있는 이들로부터 공격적인 전화를 받아왔다. 백신을 구하려는 이들의 협박을 피해 런던으로 피신했다"며 정부 관계자들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백신 제조회사인 SII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 정부가 작년 12월 이후 SII에 주문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은 1억1천만회분을 넘지 않는다"며 이는 14억 인도 인구의 4%밖에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SII는 현재 한 달에 6천만∼7천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생산할 수 있으며 오는 7월까지 월 1억회분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이날까지 인도에서는 약 1억5천900만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2회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이의 수는 약 2천970만명으로 인구의 2.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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