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사냥용 사자 사육 등 금지…사자뼈 거래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앞으로 사냥감 등으로 사자를 가둬서 사육하거나 사자 뼈 등 부속을 파는 행위가 금지될 전망이다.
남아공 환경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사자를 가둔 채 사육하는 것이 지속적인 야생 사자 보존에 위험을 가하고 친환경 관광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논란을 불러일으킨 관행에 대한 정부 연구 보고서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정부 패널은 사냥과 교역, 사자·코끼리·코뿔소·표범 등을 가둔 채 사육 하는 데 대한 법규를 연구해 600쪽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바르바라 크리시 환경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보고서가 "사자를 잡아 가둔 채 키우고 보존함으로써 사육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권했다고 설명했다.
크리시 장관은 이번 권고가 기존 사냥업을 질식시키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면서 가둬놓은 사자를 사냥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 오히려 진짜 야생 사냥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관광객들이 우리 내 사자 새끼들을 직접 만지는 행위 등도 금한다고 크리시 장관은 덧붙였다.
우리에 감금해 키운 사자를 사냥하는 관행은 남아공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돼왔다. 남아공에는 전기 펜스로 둘러쳐진 곳에 많은 동물이 있다.
이전에는 동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녔지만 개인 사유지로 구획을 하면서 땅의 동물들까지 개인 소유가 돼버렸다.
이번 결정은 공식 정책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 규모로 강력한 사육 사자 업종과 정부 간 충돌이 예상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최근 가둔 상태로 사육된 사자 사냥 기념물을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운동이 미국, 호주, 유럽 몇몇 나라에서 힘을 받았다.
동물 보호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일제히 환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남아공에는 350개 정도 농장에 8천∼1만2천 마리 정도의 사자가 있는 것으로 야생동물 단체들은 추산했다. 이들 사자는 사냥, 관광, 학술 연구 등을 위해 사육된다.
사자 뼈 등은 약용이나 장신구 등으로 동남아시아로 판매되기도 했다.
반면 남아공 내 야생사자는 3천500마리 정도라고 남아공 멸종위기 야생동물 트러스트가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부 패널은 또 감금 상태의 코뿔소 사육도 단계적으로 퇴출할 것을 권고하고 코뿔소 뿔 비축에 대한 미래 사용을 검토하도록 했다.
전 세계 코뿔소의 80%가량이 남아공에 있어 밀렵꾼들이 오랫동안 몰려왔다. 코뿔소 사육장은 300곳 이상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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