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중국대사에 '다크호스' 친강 유력…'전사' 스타일"
홍콩매체 "시진핑, 외교 경륜보다 자신이 믿는 인물 고른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임 미국 주재 중국대사로 친강(秦剛·55)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이며 그는 예상 밖의 '다크 호스'라고 3일 보도했다.
SCMP는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소식통들은 유럽 문제와 정보·의전을 담당해온 친 부부장을 지난 수개월간 진행돼온 인선 작업의 다크 호스라고 묘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먼저 보도한 친 부부장의 차기 주미대사 낙점설이 사실로 확정되면 이는 정부 내부 관계자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에게 대단히 놀라운 소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SCMP는 주미대사로 8년을 재직하고, 중국 고위 관료의 정년을 훌쩍 넘긴 추이톈카이(崔天凱·68) 현 주미대사의 교체설은 일찌감치 나왔지만 미국 문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친 부부장은 애초 차기 주미대사 인선의 선두주자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쑤(顧肅) 난징대 정치학과 교수는 친 부부장이 임명되면 나이와 서열, 전문성 등 그간 고려돼 온 인사 요소들에서 벗어난, 여러면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친 부부장은 1988년 외교부에 입부해 30년 넘게 일한 정통 외교관으로, 대변인을 거쳐 현재 유럽 문제를 관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소식통은 SCMP에 "우리는 중국이 직면한 대외 환경적 측면 외에도 전례없는 불확실성의 시기에 있다"며 "고위 관직의 후속 인선은 지금보다 훨씬 예측가능했고 확실성이 있었다. 지금은 인사 문제에서 정확히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지 거의 아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SCMP는 친 부부장이 그간 주미대사 유력 주자로 거론됐던 4명의 외교부 부부장 마자오쉬(馬朝旭)·러위청(樂玉成)·셰펑(謝鋒)·정쩌광(鄭澤光)을 제치고 주미대사로 유력하게 떠오른 것은 전문가들을 의아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들 네명은 모두 친 부부장보다 2살 많고, 모두 능력있고 자격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친 부부장을 여러면에서 중요한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누구를 신뢰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 주석에 대한 충성도가 주미대사 자리의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것 같다"며 "시 주석이 미국 대사로서 확실한 경력을 가진 사람보다 자신이 신뢰하는 이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미정책이 시 주석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에 경험이 있는 인사보다 시 주석이 믿는 인사가 미국대사를 맡는 게 시 주석과 그의 측근들에게는 더 중요해보인다"고 설명했다.
친 부부장은 또한 '늑대전사 외교'라 불리는 중국 젊은 세대 외교관들의 스타일을 대변한다.
미국 워싱턴 스팀슨 센터의 윤 선 동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친 부부장이 대변인 시절 '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면서 "그러한 스타일이 유지된다면 이는 현재 늑대전사 외교와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친 부부장의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를 고려할 때 주미대사 임명은 그의 차후 승진을 예고하는 미래지향적인 인선이며, 2년 내 중국 고위 외교관들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SCMP는 전했다.
친 부부장의 미국 경험 부재가 오히려 그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베이징어언대학 국별·지역 연구원의 황징 원장은 "그는 미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으며 이는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바로 그 점이 그를 괜찮은 선택지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다만 중국이 언제 주미대사를 공표할지는 불확실하며, 중국은 미국이 차기 주중 미국대사를 임명하기 전에는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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