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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심각한 상황 직면" 경고에 미 "적대 아닌 해결이 목표"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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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심각한 상황 직면" 경고에 미 "적대 아닌 해결이 목표" 응수
설리번 보좌관, 역대 美정부와 다른 '실용적·외교적 접근' 기조 재확인
적대정책 철회 요구한 北에 새 제안은 안내놔…협상 재개까지 험로 예고 해석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를 문제삼은 북한의 반발에 대해 적대가 아닌 해결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과거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노선에서 탈피해 실용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방향을 재확인했지만, 새 제안을 내놓는 대신 북한의 호응을 주문하는 쪽에 방점을 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한 데 대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한국 시간 2일 담화를 내고 "대단히 큰 실수", "실언"이라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반응이다.
북한은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태로 최근 미 국무부 대변인의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성명에 두고서도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 두 성명은 시기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30일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 담화가 새 대북정책에 대한 직접 평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북한 입장에서 적대정책 철회 등 만족할 만한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데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새 대북 정책이 '전부 또는 전무'(all for all, or nothing for nothing) 방식이 아니라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이라고 언급하며 과거 정부와 다른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기조 역시 재확인했다.
지난달 30일 백악관 대변인이 정상 간 담판을 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괄타결'이나, 지속적 압박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우리는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과 대화 의지를 강조했지만 북한의 관심을 끌 만한 새로운 제안이나 유인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이는 북한에 제재 완화 등 당근을 먼저 내놓는 방식으로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을 꾸려 양측이 일단 만나는 것이 수순이라는 미 행정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 이란 핵합의 복귀 협상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바이든 취임 초기 미국은 이란의 핵합의 준수, 이란은 제재 완화를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며 기 싸움을 벌이다 결국 핵합의 당사국이 꾸린 협상 틀을 통해 양국이 간접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기류에는 미국이 북한에 제재 완화같은 유화책을 먼저 제시하는 데 대한 미국 내 조야의 부정적 인식이 매우 강한데다 설령 당근을 내놓더라도 북한이 쉽사리 대화에 응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상황 판단의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에 "우리가 고려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내비치며 기존의 대북 제재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결국 적대정책 철회와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제시한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주문하는 미국 간 당분간 치열한 기 싸움과 줄다리기 속에 긴장 고조로 이어지는 상황 역시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미국도 상응한 조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그 목표(비핵화)를 향한 길에서 진전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실용적 조처에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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