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극 빙하 녹으면 기반암 융기로 해수면 1m 추가 상승
기존 3.2m 상승 예상치에는 반영 안 돼 "상향 조정 필요"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서남극(West Antarctica)의 대륙빙하 붕괴로 초래될 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치가 상당히 과소 추정됐으며, 앞으로 1천 년 안에 현재 예측된 것보다 1m가량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새로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행성학과 제리 미트로비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금까지 미미한 것으로 무시되던 기반암 융기에 따른 해수면 상승치를 새로 산출한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대륙빙하를 받치고 있는 기반암은 엄청난 무게로 짓누르던 얼음이 녹아 압력이 줄면 해수면 아래에서 융기하면서 주변의 물을 밀어 올려 해수면을 추가 상승시키게 된다.
앞선 연구들에서는 그 정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봤지만 미트로비카 교수 연구팀은 "충격적일 만큼" 강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서남극 대륙빙하 붕괴로 초래될 해수면 상승 예측치 중 가장 널리 인용되는 것이 약 3.2m라면서, 기반암 융기에 따른 영향까지 고려하면 이 예측치의 약 30%인 1m가량 수위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한 시뮬레이션에서는 수백년 뒤로 갈 것도 없이 금세기 말에 이미 기반암 융기로 해수면 상승이 20%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트로비카 교수는 "기후모델을 토대로 산출한 해수면 상승 예측 결과들은 금세기 말이든 그 이후든 모두 이번 연구 결과를 반영해 상향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해수면 변화를 연구하다가 기반암 융기에 따른 영향이 예상하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돼 연구 주제를 바꿨다.
연구팀은 서남극 대륙빙하 아래 맨틀의 물질이 점성이 낮아 쉽게 흐를 때 기반암 융기가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으며, 그 결과 이전 모델에서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린다 판 박사는 "대륙빙하 붕괴 시나리오를 어떻게 적용하든 1m 추가 상승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해빙이 중단돼도 해수면 상승은 그치지 않았으며, 우리가 저지른 해안선 파괴는 수세기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대륙빙하 해빙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정확히 예측하려면 기반암 융기 효과와 남극 밑 맨틀의 낮은 점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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