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러시아 2+2 회담, 미국·중국에 메시지 보내는 것"
홍콩매체 "상호 오해 불식과 함께 '전략적 자율성' 유지 신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인도와 러시아가 상호 국방·외교 장관이 참여하는 '2+2 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이는 미국과 중국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28일 트위터를 통해 "내 친구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훌륭한 대화를 했다"며 "우리의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십 발전을 위해 우리는 국방·외교 장관이 참여하는 2+2 회담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SCMP는 인도·러시아 2+2 회담은 양국 간 오해를 불식시키는 목적과 함께 미국과 중국에 자신들이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할 것임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칸왈 시발 전 러시아 주재 인도 대사는 미국이 인도의 러시아 무기 수입을 막으려고 하는 등 인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에 계속해서 최신 무기를 공급할 것임을 알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시발 전 대사는 특히 "러시아가 중국에 보내는 신호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관계가 러시아와 인도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러시아와 중국의 정책은 각기 독립적이라는 것을 중국에 알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SCMP는 또 이번 회담이 인도의 미국 주도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참여를 비롯해 인도와 러시아 간 여러 오해를 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국제경제·국제관계 연구소(IMEMO)의 알렉시 쿠프리야노프 연구원은 "회담이 매우 적기에 개최된다"며 "많은 미해결 문제들이 양국 간 산적해 있으며, 인도·태평양 같은 여러 대외정책과 관련한 오해도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러시아는 2000년부터 해마다 정상회담을 개최해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됐다.
SCMP는 인도와 러시아가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인도가 국방 장비의 수입선을 미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미국과 외교적으로도 밀착하면서 러시아의 근심이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인도는 2010~201년 수입 무기의 70%를 러시아에서 들여왔으나 이 비율은 이후 4년간 58%로 떨어졌다.
SCMP는 "인도는 쿼드 참여가 자국의 오랜 전략적 자율성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러시아와 거리를 두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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