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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 몰도바 대통령, '의회해산·7월 조기총선' 지시
친서방 산두 대통령 vs 친러시아 도돈 전 대통령 세력 대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정국 혼란이 계속돼온 동유럽 소국 몰도바의 마이야 산두 대통령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지시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산두 대통령은 28일 저녁(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 해산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조기) 총선이 7월 11일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대통령령은 앞서 이날 헌법재판소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4월 1일~5월 31일 기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의회의 결정을 무효로 한 뒤 나왔다.
비상사태 기간에는 의회 해산이 불가능하다.
의회 해산은 지난해 12월 이온 키쿠 총리 사퇴 이후 두 차례나 새 정부 구성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산두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의원들이 국민을 상대로 도둑질을 하는 이 부패한 의회로부터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면서 "새로운 의회를 선출하고 능력 있는 정부를 구성해 국가를 정상적인 삶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101개 의석 가운데 15석을 차지하고 있는 산두 대통령 지지 정당 '행동과 연대당' 소속 의원들을 제외한 대다수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와 대통령의 조기 총선 결정을 '권력 찬탈 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의회 내 다수당(37석)인 '사회주의자당'을 이끄는 이고리 도돈 전 대통령은 "모든 건전한 몰도바의 애국주의 세력이 힘을 합쳐 이번 선거에서 정교회 국가 몰도바 수호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산두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도돈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주장해 왔다.
총리를 지낸 친서방 성향의 산두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도돈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이후 산두 대통령과 도돈 지지 세력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 간 갈등이 지속돼 왔다.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인구 350만 명의 소국 몰도바는 총리와 의회가 주로 국정을 책임지고, 대통령은 외교권과 군통수권을 행사하는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정치 체제를 갖고 있다.
몰도바는 러시아와 이웃한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국가인 루마니아 사이에 끼어있어 서유럽과의 긴밀한 관계를 지지하는 세력과 친러시아 세력이 오랫동안 대립해 오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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