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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백신 독점하면 공멸" 비판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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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백신 독점하면 공멸" 비판 여론
의학 전문가들 "변이 확산하면 백신 무용지물…저개발국에 나눠야"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을 저개발 국가와 나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의학 지원 재단인 웰컴 트러스트의 제레미 파라 사무총장은 "영국을 포함해 선진국이 코백스 등을 통해 백신을 갖지 못한 국가와 공유해야 한다"라며 "국내 백신 접종과 해외 기부를 어떻게 늘릴지 구체적인 계획도 짜야 한다"라고 말했다.
파라 사무총장은 영국이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이라는 점을 활용해 백신 기부를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영국은 이미 코로나19 취약 계층을 포함해 인구 절반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라며 "영국의 국내 접종 분량은 코백스에서 120개 국가에 배포한 백신 분량보다 많다"라고 설명했다.
저개발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는 물량 부족과 공급 문제로 5월까지 전 세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목표의 20%만 달성했다.
선진국에서는 인구의 25%가 백신을 접종했지만, 저개발 국가에서는 이 비율이 0.2%에 불과해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마저 위험한 상태라고 가디언이 전했다.
파라 사무총장은 백신을 공유하는 게 선진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남의 나라 일 같지만, 외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면 모든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라며 "이렇게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한다면 바이러스에 변이가 생기고 진화하면서 백신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백신 공유와 관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7일 "현재는 순차적으로 국내에서 접종하고 있고 남는 물량은 없다"라고 일축했다.


옥스퍼드 백신 그룹 책임자인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백신 부족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부자 나라의 어린이에 접종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코로나19 사망을 막으려면 (빈국에서) 당장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폴리 로이 교수도 "인도의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들었다"라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한 접종을 늘려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나 나머지 국가에도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이 핵심이다"라고 덧붙였다.
비트 캠프만 LSHTM 백신 센터장은 "영국은 인구의 5배가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계약했다"라며 "전 세계적인 사망을 막기보다는 불확실한 국내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크나큰 실수다"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헤드 사우샘프턴 교수는 "영국에서는 노년층을 포함한 취약 계층, 의료진과 같은 우선 접종 대상에 대한 접종도 사실상 끝났다"라며 "나머지 백신은 절실하게 필요한 국가에 보내는 게 맞다"라고 촉구했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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