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출생률 저하·고령화에 연금 고갈 걱정
홍콩매체 "중국인민은행도 인구 위기 우려 보고서 발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인구 대국 중국도 출생률 저하·고령화에 따른 연금 고갈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에 중앙은행마저 인구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SCMP는 인구 감소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는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C)의 "이례적으로 솔직한 연구 보고서"에서 강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민은행은 중국 인구 문제의 주무 기관이 아니지만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로 점차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출생률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상쇄하기 위해 출산을 완전히 자유화하고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대로 가면 "연금 수령액은 고령화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중국이 지난 40년간 성장을 견인해온 대규모 노동인구의 혜택을 누릴 날은 이제 겨우 10년 정도 남았다고 했다.
중국은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78년 강제 시행한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2016년 폐지했다.
이후 중국의 모든 부모는 2명의 자녀를 둘 수 있게 됐지만, 중국의 가족계획법은 여전히 세 자녀 이상을 출산하는 가정에 대해선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SCMP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금 적자와 부채 위기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인민은행을 포함한 중국 당국이 우려하는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민은행의 해당 경고는 중국이 직면한 인구학적 위기를 보여줄 제7차 중국 인구센서스의 이달 말 발표에 앞서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은 지난주 1억2천만 도시 은퇴자의 월별 연금 수령액을 올해 평균 4.5%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1억6천만 고령 농부들의 연금(170위안·약 3만원)도 곧 인상될 전망이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연금 지급 규모 확대에 따른 충분한 현금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인구 감소로 근미래에 거대한 금융 블랙홀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북부 헤이룽장성 등 일부 지방에서는 인구 감소와 경제 성장률 저하로 이미 연금 부족이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딩솽(丁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고령화가 중국 금융정책에 단기적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관심은 이미 일본이 수십년 전부터 직면해온, 출생률 저하와 고령화가 경제 활력을 해치고 정부 부채를 증가시키는 문제에 대한 우려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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