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아닌 디지털화'…벤츠 첨단 생산기지 팩토리56
내연기관차부터 전기차까지 한 라인에서 생산
"근로자 수 줄여야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팩토리 56의 목표는 기계가 기계를 만드는 자동화가 아닌 디지털화입니다. 현재 저희 생산 공정에서는 근로자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생산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마련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멤버 겸 생산 및 공급망 관리 총괄은 벤츠의 생산기지 '팩토리 56'을 이같이 소개했다.
벤츠는 지난해 9월 약 7억3천만유로(약 1조350억원)를 투입해 독일 진델핑겐에 4차산업혁명 시대 자동차 생산 공정에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며 이산화탄소 중립을 지향하는 첨단기지 팩토리 56을 신설했다.
요르그 부르저 총괄은 이날 행사에서 팩토리 56의 강점을 디지털화와 효율화, 유연성, 지속가능성의 네 가지로 요약했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생산의 모든 단계와 요소를 완전히 디지털화한 시스템인 'MO360'을 구축해 공정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벤츠는 S-클래스의 생산 효율성을 25% 이상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부르저 총괄은 MO360의 디지털화된 생산 공정이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와는 다르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는 "MO360은 디지털화된 생태계를 통해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생산라인의 직원들과 경영진이 보다 나은 생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장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하고 공유해 데이터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MO360은 생산 현장의 스크린이나 직원 개인이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산과 재고 관리, 품질 관리 등과 관련한 정보를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다.
팩토리 56의 또다른 특징은 내연기관차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차량을 모두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연성'이다.
부르저 총괄은 "S-클래스와 S-클래스 하이브리드, 그리고 전기차인 EQS 까지도 동일한 공장의 동일한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다양한 차체를 결합할 수 있는 스테이션을 통해 유연성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팩토리 56은 에너지 수요의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충족하고 있는 탄소 중립적인 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지붕의 태양광 패널로 전체 소비 에너지의 30%를 충당하고 있으며 자동차 배터리를 재활용해 태양광 전력을 저장하고 있다. 필요한 나머지 전력은 외부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부르저 총괄은 공장 자동화와 미래차 전환으로 인한 인력 감축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 기지를 구축한 덕에 현재 근로자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파워트레인 생산 기지의 경우 앞으로 5∼10년에 걸쳐 노동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 기간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의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직원들"이라며 디지털화된 생산 공정을 직원들에게 교육하기 위해 파워트레인 주요 생산 기지에 e-캠퍼스를 구축하고, 근로자위원회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대해서는 "유연한 생산 공정이 반도체 수급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 무리 없이 대응하고 있다"며 "자동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디지털화를 적극 도입한다면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한 정보의 투명성을 제고해 더욱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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