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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스파이더맨' 둘러싼 미 콘텐츠 공룡들의 3각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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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스파이더맨' 둘러싼 미 콘텐츠 공룡들의 3각 거래
소니가 먼저 극장 개봉, 넷플릭스는 18개월 독점 방영, 디즈니는 2차 방영
꿩 먹고 알 먹은 소니…넷플릭스는 선점 수혜, 디즈니는 마블과 시너지 효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둘러싼 넷플릭스, 디즈니, 소니픽처스의 3각 거래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영화 시장의 강력한 콘텐츠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을 소니가 먼저 극장에서 개봉하면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바통을 이어받아 18개월 동안 독점 방영하고, 이후 디즈니가 후속으로 자사의 안방 고객에게 서비스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거래는 소니가 각각 넷플릭스, 디즈니와 계약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스파이더맨 캐릭터 판권과 영화 제작 권리를 보유한 소니는 지난 8일 넷플릭스와 먼저 계약을 맺었다.
넷플릭스는 이 계약으로 소니가 제작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사 플랫폼을 통해 독점으로 1년 6개월 동안 방영하기로 했다.
양사의 계약 기간은 내년부터 5년간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방영할 소니픽처스 영화 라인업에는 마블 코믹스 캐릭터인 '스파이더맨'과 '베놈', '모비우스'(Morbius) 시리즈가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비롯한 마블 히어로 영화 대부분은 디즈니 계열사인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디즈니의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 방영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소니와 거래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마블 콘텐츠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마블 캐릭터 판권을 둘러싼 복잡한 역사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블 코믹스는 디즈니에 인수되기 전 한때 경영이 어려웠던 시절에 히어로 캐릭터들의 판권을 여기저기 내다 팔았고, 스파이더맨 만화에 나오는 각종 캐릭터에 대한 권리는 현재 소니가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니는 디즈니의 '마블 세계관'(MCU·마블 캐릭터들이 공유하는 가상의 세계) 콘텐츠와는 별도로 스파이더맨이 중심이 된 '소니·마블 세계관'(SUMC) 콘텐츠를 구축했다.
넷플릭스는 소니와 거래를 통해 디즈니의 허점 중 하나를 찌른 셈이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의 선공에 재빨리 견제구를 던졌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의 18개월 독점 방영이 끝난 스파이더맨 영화를 디즈니플러스 등 자사 플랫폼에 탑재하는 내용으로 소니와 별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 지난 21일 미국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디즈니가 소니와 맺은 계약 기간도 넷플릭스와 동일하게 내년부터 2026년까지다.
앞으로 5년 동안은 소니가 '스파이더맨', '베놈' 시리즈 등을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고, 이 영화들은 넷플릭스를 거쳐 디즈니를 통해 안방 관객을 만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CNN 방송은 '스파이더맨 딜'에 대해 "관련된 모든 당사자에게는 얘기가 되는 거래"라고 평가했다.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이 없는 소니는 스파이더맨 방영권을 넷플릭스와 디즈니에 각각 팔아 '꿩 먹고 알 먹는' 장사를 했다.
넷플릭스는 1차 방영권을 확보해 선점 효과를 누리게 됐고, 디즈니는 2차 방영권 확보로 기존의 마블 콘텐츠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콘텐츠 공룡들의 이번 거래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스파이더맨 영화 팬들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모두를 유료 구독해야 하는지, 둘 중 어떤 서비스를 언제 선택해야 하는지를 놓고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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