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 미얀마 군 소령 "군부 수년 전부터 쿠데타 계획"
"작년 총선 전에 '군 일치단결' 강조"
"고위 장교 거액 뇌물 받아도 묵인" 군내 부패상도 폭로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수년 전부터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군 고위 장교의 증언이 나왔다.
23일 라디오프리 아시아(RFA)에 따르면 최근 반군부 시위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군에서 이탈한 하잉 또 우 소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군부가 민주주의민족동맹(NLD)에 권력을 넘기기 전인 2015년에 이미 쿠데타 시도를 눈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총선에 앞서 특전사 지휘관들이 계속해서 미얀마 전역의 부대를 순시하면서 '외부 요인에 상관없이 군 내부는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면서 "이때 쿠데타 감행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 지도자들은 권력을 넘기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하잉 또 우 소령은 지난 2017년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학살을 주도한 99경보병사단 소속이었다.
그러나 최근 만달레이 지역의 메이크틸라에 위치한 부대에서 이탈해 샨주의 반군부 저항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하잉 또 우 소령은 미얀마군의 부패상도 폭로했다.
그는 "하급장교가 20만∼30만 짯(15만∼23만원)의 뇌물을 받으면 처벌을 받지만 고위 장교들이 3억 짯(2억3천만원)부터 많게는 10억 짯(7억6천만원)의 뇌물을 받아도 아무 문제 없이 지나간다"고 밝혔다.
또 사병들은 바나나 나무 껍질을 먹도록 강요받을 정도로 굶주리고 가난하다면서 이같은 군 내부의 부패도 탈영을 결심하게 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잉 또 우 소령은 반군부 저항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결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에 총기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훈련된 병력은 기껏해야 20만명에 불과하다고 그는 전했다.
그러면서 소수민족과 반군부 세력이 연방군을 창설한다면 군에서 이탈하는 병사들이 계속 나올 수 있지만 이들과 가족에게 그간의 행동과 관계없이 안전을 보장하는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인들은 가족의 안전에 대해서 가장 우려하고 있다"면서 "연방군 창설이 성공하려면 그들이 합류할 수 있도록 이같은 불안감을 없애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군부에 맞서 출범한 국민통합정부(NUG)가 필요로 한다면 도울 각오가 돼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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