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표현의 자유·북한 인권 격론
초당적 기구 '톰랜토스 인권위' 화상 청문회…한국 인권 놓고 이례적 청문회
전단법 비판적 인식 속출 예고…김일성 생일 '태양절'에 열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청문회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이번 청문회의 명칭은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 한반도 인권에의 시사점'으로, 위원회 공동 의장인 민주당 제임스 맥거번, 공화당 크리스 스미스 하원 의원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청문회에는 이인호 전 주러시아 대사와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 중국·북한 전문가인 고든 창, 제시카 리 미 퀸시연구소 선임연구원, 전수미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인권에 관심이 있는 의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의회 내 기구지만, 법이나 결의안을 자체 처리할 권한이 있는 상임위는 아니다.
그러나 미 의회가 전 세계 인권 옹호와 가치 확산을 중시하는 의미에서 별도로 설치한 기구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북전단법에 관한 미 조야의 문제의식이 담긴 것으로 여겨진다.
이 위원회가 과거 북한 관련 청문회를 개최한 적은 있지만, 한국의 인권문제와 관련한 청문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문회는 공동의장인 스미스 의원이 주도했다. 그는 대북전단법 처리 움직임에 대해 "시민의 자유를 무시하고 공산주의 북한을 묵인하는 것"이라는 성명을 내는 등 매우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이날 청문회는 대북전단법이 표현의 자유, 북한으로 정보유입 측면에서 미치는 영향과 함께 한국 정부, 국회의 대북전단법 추진을 둘러싼 찬반론 속에 미 조야의 부정적 인식이 좀더 강하게 제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온 상태다.
증인으로 나온 숄티 대표는 청문회에 앞서 미국의소리(VOA)방송과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하는 일의 전부인데, 매우 중요한 이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영향을 받아 중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든 창 변호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자국 대통령에 의해 공격당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수미 변호사는 대북전단이 북한 인권 개선 효과는 없고 오히려 북한에 남은 탈북민 가족을 위험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남한의 탈북민에 대한 반발심을 자아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인권위는 청문회 공고문에서 폐쇄적 독재국가인 북한의 인권 상황이 극도로 형편없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북한 인권 문제도 다룰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청문회가 열리는 4월 15일은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새로운 대북 정책 수립을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와중에 이날 청문회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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