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인 줄 알고…페이스북, 프랑스 마을 'Bitche' 페이지 삭제
알고리즘이 영어 'bitch'로 인식해 지운뒤 뒤늦게 복구
마을시장 "저커버그, 언제 우리 마을에 놀러오세요"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페이스북이 프랑스에 있는 한 마을의 페이지 이름을 영어 욕설로 오인해 삭제했다가 복구하는 헤프닝을 벌였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모젤지방의 소도시 빗셰(Bitche)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 도시의 이름을 영어 욕설 'bitch'(사전적 의미는 '암캐')로 인식해 지난달 19일 갑자기 폐쇄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이 도시의 이름과 영어의 욕설 표현을 구분하지 못하고 규정위반으로 판단해 계정을 없애버린 것이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12일 문제를 인지하자마자 페이지를 복구한 뒤 빗셰시에 사과했다.
멀쩡하던 페이스북 페이지가 갑자기 없어지자 빗셰시는 새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야했다. 도시의 우편번호를 이용해 '57230 시청'(Mairie 57230)이라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빗셰시는 페이스북이 지난 12일 복구해준 원래 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오직 인간만이 알아챌 수 있는 부분을 페이스북 측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하면서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빗셰에 한 번 와서 매력을 만끽해 보라고 초청했다.
빗셰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부대인 제100 보병사단이 나치로부터 해방시킨 곳이라고 한다.
키페 시장은 미국과의 이런 역사적 인연을 밝히며 영어 욕설 'son of bitch'를 유머러스하게 비틀어 별명을 붙인 미군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당시 우리의 해방군은 자신들을 자랑스럽게 '빗셰의 아들들'(Sons of Bitche)이라 불렀지요."
빗셰시는 복구한 페이지에 '빗셰의 아들들'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빗셰를 다시 찾은 노병들의 모습과, 2차대전 당시 해방군의 신분으로 주점에서 여흥을 즐기는 미군 장병들의 사진을 다량 올렸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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