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NSC 러시아국장에 친러시아 학자 임명 검토"
악시오스 보도…"러시아에 유화적 모습 탓 비판받는 인사"
"대선개입과 해킹 등에 양국 갈등 고조 속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NSC) 러시아 국장에 친(親)러시아 학자를 앉히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매슈 로잔스키 케넌연구소장을 NSC 러시아 국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로잔스키 소장이 러시아 정부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여 비판받는다고 설명하면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연방기관 해킹,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구금,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군사력 강화 등에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그의 임명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로잔스키 소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와 미국 간 관계에 있어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러시아 관련 싱크탱크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케넌연구소를 2013년부터 이끌어왔다.
그는 2017년 한 기고문에서는 미국이 '러시아 귀신에 냉전식 편집증'을 지녔다고 비판했다.
당시 로잔스키 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내 모든 자유민주적 요소와 충돌하며 미국에 큰 문제"라면서도 "우리(미국)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강하게 러시아를 때릴 수 있고 그들의 나쁜 행동을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반격할 수 있는 한 반격할 것이고 이런 악순환은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부른다"라고 주장했다.
작년 외교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NI) 기고문에서는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푸틴 정권이 얼마나 비도덕적이든 (미국과 러시아의) 평화적 공존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로잔스키 소장은 이처럼 러시아에 비교적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온 탓에 연구소 우크라이나인 동료들로부터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2018년 케넌연구소 우크라이나인 연구원들은 "케넌연구소의 친크레믈린 정책이 늘면서 윌슨센터가 부지불식간에 러시아가 (미국의) 정치에 개입하는 도구가 될 위협을 받는다"라고 주장했다.
로잔스키 소장은 2016년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선거캠프와 결탁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재판자료에도 등장한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폴 매너포트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이 한 이메일에서 '긍정적인 기사가 나오도록 노력하는 것을 지휘했다'고 설명하면서 로잔스키 소장의 CNN방송 기고문을 예시로 들었다.
이 기고문은 당시 친러시아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적을 풀어주면 그간 진행해온 광범위한 개혁에 신뢰성이 부여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악시오스는 "미국의 대러시아 강경파는 로잔스키 소장 임명이 러시아와 갈등에 대한 바이든식 해법일까 봐 우려한다"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방송에서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부르는 등 러시아와 신경전을 벌였지만 이해를 공유하는 사안을 두고 러시아와 관계를 맺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해왔다"라고 전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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