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의외로 잘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자폐증)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분적이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의외로 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 아동병원 아동·청소년 정신의학과장 피터 자트마리 박사 연구팀은 자폐아도 어떤 부분에서는 다른 정상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능력은 자라면서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ASD 진단을 받은 아이들 272명을 대상으로 2~5세에 3차례, 8~10세에 2차례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의사소통(communication) ▲사회적 기능(social skill) ▲일상 활동 ▲내면화(internalizing) 행동 ▲외현화(externalizing) 행동 등 5가지 발달 영역을 평가했다.
내면화 행동이란 불안, 사회적 위축(social withdrawal), 우울증을, 외현화 행동이란 규칙 위반 또는 공격적 행동을 말한다.
10세가 되기까지 자폐아의 약 80%는 이 5가지 발달 영역 중 최소한 1가지 이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4%는 4가지 영역에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
자폐아에 따라 차이가 컸다. 이를테면, 절반은 외현화 행동을 많이 하고 사회적 기능이 좋은 아이는 20%에 불과했다.
어느 영역에서는 잘하고 다른 영역에서는 잘 못 하는 것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자폐아는 장애의 측면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영역에서 종합적인 능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자폐증은 많은 어려움이 있는 정신질환이지만 이 결과는 낙관과 희망의 여지 또한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가 주는 한 가지 의미는 자폐아에게는 포괄적인 접근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다만 이는 자폐아가 받은 특정 훈련 또는 치료의 결과일 수는 있다고 연구팀은 인정했다.
자폐증은 복잡한 정신질환으로 자폐아마다 차이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사회성과 의사소통 장애가 심하지 않은 반면 또 어떤 아이는 아주 심해 아예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반복 행동과 강박 행동에만 파묻혀 살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는 지적장애를 보이는데 비해 또 어떤 아이는 지능지수(IQ)가 평균을 웃돌기도 한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드렉셀(Drexel) 대학 자폐증 연구소(Autism Institute)의 쟈코모 비반티 박사는 "고무적"이라고 논평했다.
자폐증이라면 풀기 어려운 부분에만 연구가 치우치고 자폐아가 커가면서 보여주는 긍정적인 궤도에는 관심을 두지 않게 마련인데 연구팀은 폭넓은 관점에서 자폐아를 바라봤다고 그는 높이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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