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날 가뒀어요" 백신 맞으러 온 멕시코 노인이 건넨 쪽지
간호사에게 쪽지로 학대 신고…딸 부부 체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온 노인이 간호사에게 쪽지를 건네 학대를 신고하는 일이 일어났다.
수도 멕시코시티 당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이스타팔라파 지역 한 학교에 마련된 접종센터에서 85세 여성 노인의 학대 신고를 받고 노인의 딸 부부인 남녀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와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당시 딸 부부와 함께 접종센터에 온 이 노인은 자기 차례가 오자 백신을 놔준 간호사에게 쪽지 한 장을 건넸다.
쪽지엔 딸 부부가 1년째 자신을 가두고 문밖으로도 못 나가게 한다며, 꺼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노인은 또 자신이 처참한 환경에서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시 당국은 전했다.
쪽지를 받은 간호사는 곧바로 접종센터를 지키던 경찰들에게 이를 전달했고, 경찰은 노인이 지목한 39세 딸과 59세 사위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당국은 남녀의 노인 학대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노인은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선 코로나19 이후 가족이 함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폭력 신고가 늘고 있다. 최근 멕시코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가정폭력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2019년보다는 23% 늘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