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독주하는 KT, 현대HCN 인수 최종관문 넘을까?
KT 매출 점유율 50% 육박…M&A로 경쟁 저하 및 요금 인상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KT[030200]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032640] 3사의 과점이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1위 업체 KT가 케이블방송 현대HCN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20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경쟁이 대체로 활성화된 시장'으로 평가돼, 전년 '경쟁이 활성화된 시장'보다 주요 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한 단계 더 심해졌다.
2위 SK브로드밴드와 3위 LG유플러스가 각각 티브로드와 LG헬로비전[037560](옛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전체 시장 집중도가 급격히 악화했고, 케이블방송 위주의 4위 사업자군으로부터의 경쟁 압력이 감소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1위 KT의 가입자 점유율은 2015년 42.2%에서 2019년 41.2%로 1%포인트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소매 매출액 점유율은 45.5%에서 47.8%로 더 큰 폭으로 높아졌다.
시장집중도 척도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는 가입자 기준으로 전년 2천727에서 3천91로, 매출액 기준으로 3천226에서 3천445로 급격히 높아졌다. HHI는 높을수록 시장집중도가 크다는 의미로 4천 이상은 독점, 1천800~4천은 과점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KT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현대HCN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는 KT 그룹의 현대HCN 인수가 최종 성사될 경우 후발업체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요금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도 앞으로 시장 전망에 대해 "단기적으로 1~3위 사업자 간 경쟁이 활발해질 수 있다"면서도 "1위 사업자의 추가적 M&A 이후 경쟁 구도 변화 및 기가인터넷 상품을 중심으로 한 1위 사업자의 지배력 확대 가능성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M&A 등을 통한 후발 사업자의 점진적 시장 퇴출이 예상된다"며 "3개사 중심의 시장 구도 재편 이후 기가인터넷 상품 등 고가 상품의 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해 7월 현대HCN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같은 해 1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자료 요청 기간을 제외하고 최대 120일간 심사하며, 업계에서는 이르면 5월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이후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시장의 경쟁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며 "KT가 보편적 역무인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서 1위 업체로서 점유율 확대보다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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