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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황' 여진에 노무라·MUFG 주가↓…제도 보완요구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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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황' 여진에 노무라·MUFG 주가↓…제도 보완요구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지난 26일 수십조원 규모의 블록딜을 초래하면서 월가를 흔든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황(한국명 황성국)발 시장 충격이 31일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날 일본 증시에서는 노무라 주가가 2.94% 떨어지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미쓰비시 UFJ(MUFG)는 3.87% 내렸다.
이번 빌황발 시장 충격의 내용이 알려진 뒤 노무라는 지난 29일 약 20억 달러(약 2조2천700억원)의 잠재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개했고 MUFG는 30일 오후 늦게 약 3억달러의 손실 발생 가능성을 알렸다.
현재까지 대형 투자은행(IB) 중 가장 큰 손실액이 거론되는 크레디트 스위스는 신용등급 전망까지 강등됐다.
S&P는 "이번 사건은 위험관리의 질에 대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면서 크레디트 스위스의 장기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크레디트 스위스의 손실액이 최소 10억달러에서 최대 4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들이 도는 상황이다.
빌황의 개인 투자사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등을 맺고 거래하다가 아케고스의 투자 주식이 주가 하락으로 위험에 처하자 블록딜(대량 거래)로 손실을 최소화한 금융사로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이 있다.
금융사들의 손실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으나 JP모건에 따르면 전체 손실액이 50억∼10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아케고스가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몰리자 골드만삭스 등은 발빠르게 담보성으로 확보해둔 주식을 팔아서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가의 저승사자'로도 불리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금융시스템의 감독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이날 보도했다.
워런 의원은 "규제 당국이 금융 시스템 위험에 대응하려면 행운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강력한 감독과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규제당국이 IB의 행태에 대해 규정 위반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는 보도도 일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영국 당국은 이번 사태를 미리 감지한 IB들이 블록딜 전에 논의를 한 게 규정 위반이 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또 일정 수준 이상 지분을 갖고 있으면 공시를 해야 하지만 아케고스의 경우 상당 물량의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TRS 계약을 통해 공시 대상이 아니었던 점도 시장 일각에서는 문제점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아케고스는 빌황 자신과 가족 등 재산 100억달러가량을 관리하는 개인 투자사로, 이번에 엄청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아케고스의 보유 자산은 100억달러 수준이지만 차입거래로 실제 투자규모는 5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 시장 소식통은 전했다.
빌 황은 과거 헤지펀드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이끈 유명 투자자 줄리언 로버트슨의 수제자로, 2001년부터 타이거 아시아 펀드를 설립해 운영하다가 2012년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한 뒤 비교적 조용히 지내왔다.
현 아케고스는 타이거 아시아를 개인 투자사로 전환한 것으로, 최근까지 홈페이지에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과 한국 주식을 주로 거래하는 것으로 소개해왔다.


ev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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