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쉴수 없다' 플로이드 살해 경관 재판 시작…검찰-변호인 공방
"과도한 물리력 따른 살인" vs "훈련받은 대로 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 과정에서 숨지게 한 미국 전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첫 재판이 29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렸다.
검찰과 변호인은 쇼빈의 유무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기소를 담당한 제리 블랙웰 검사는 배심원들에게 쇼빈이 속해 있던 미니애폴리스경찰의 경찰관들은 맹세를 한다며 그 맹세는 '나는 정중하고 적절하게 법을 집행하고 결코 불필요한 물리력이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블랙웰 검사는 이어 "여러분들은 쇼빈이 (플로이드가 숨진) 2020년 5월 25일 이 배지(경찰 배지)를 배신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쇼빈이 플로이드를 상대로 과도하고 부당한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블랙웰 검사는 "쇼빈은 플로이드의 숨, 아니 바로 생명이 그에게서 쥐어짜져서 빠져나갈 때까지 그를 갈고 으스러뜨리며 그의 목과 등에 자신의 무릎을 올려놨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플로이드가 숨을 거두기 직전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배심원들에게 보여준 뒤 "여러분의 눈을 믿어도 된다. 이것은 살인이다"라고 강조했다.
블랙웰 검사는 배심원들에게 플로이드가 약물 중독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도 "동영상을 보면 그게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죽는 사람처럼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쇼빈의 변호인인 에릭 넬슨 변호사는 이번 재판의 핵심 주제가 경찰 물리력의 합리적 사용에 관한 질문이 될 것이라면서 "쇼빈이 19년 재직 기간에 걸쳐 훈련받은 그대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넬슨 변호사는 "물리력의 사용은 매력적이지 않지만 경찰 활동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주장했다.
넬슨 변호사는 또 재판에서 플로이드의 사인이 목을 짓눌린 것과 상관없는 개인적 질병과 약물 문제라고 주장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911 교환원 제나 스커리는 911 신고센터의 벽에 설치된 TV 화면으로 플로이드 체포 장면이 중계되는 것을 보면서 "내 본능이 뭔가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스커리는 당시 경찰 측에 전화해 물리력을 사용해야 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모든 경찰관이 한 남자 위에 앉아 있다고 알렸다. 스커리는 당시 이 전화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었으며 전에는 이런 전화를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모두 플로이드가 목을 짓눌린 시간을 '9분 29초'라고 언급했다. 초기 기소를 담당한 헤너핀카운티 검사실은 목격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근거로 이를 '8분 46초'라고 공소장에 적었으나 이후 공개된 경찰관의 보디 카메라 동영상에서는 43초 늘어난 9분 29초인 것으로 확인됐다.
플로이드의 유족과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 저명한 인권 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 등은 이날 법정에 들어가기 전 건물 앞에서 8분 46초간 무릎을 꿇었다.
크럼프 변호사는 이날 시작하는 재판이 "미국이 모두를 위한 평등과 정의를 향한 여정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여주는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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