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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범죄자와 친분' 억만장자, MOMA의장 재임 포기
여론 악화에 백기…아이웨이웨이 등 예술가, 사퇴 요구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구설에 오른 뉴욕 현대미술관(MOMA) 이사회 의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리언 블랙 MOMA 이사회 의장이 오는 6월로 예정된 차기 이사회 의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블랙 의장은 오는 6월까지만 의장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다만 블랙 의장이 이후 MOMA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블랙 의장은 50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의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사의 공동 창업자다.
금융계에서 성공을 거둔 그는 최근 미성년자와의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엡스타인과의 비정상적인 돈거래 때문에 논란이 됐다.
블랙 의장은 엡스타인에게 2017년까지 5년에 걸쳐 1억5천800만 달러(한화 약 1천750억 원)를 지급한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또한 블랙 의장은 엡스타인에게 3천만 달러(약 331억 원)를 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블랙 의장은 엡스타인의 조언에 힘입어 20억 달러(약 2조2천억 원) 상당의 절세 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거액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블랙 의장이 엡스타인에게 미성년자를 소개받는 등 성범죄에 가담한 증거는 없지만, 여론은 악화했다.
그는 지난 1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CEO가 성범죄자 엡스타인과 어울렸다는 사실 자체가 회사의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예술계에서도 블랙 의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등 예술가들은 블랙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MOMA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이유로 사퇴 요구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블랙 회장은 비판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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