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좌초 거대 선박 앞 작은 굴착기…밈 풍자 만발(종합)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코로나19 우울증·걱정거리'에 비유
할 일 못 하는 자신을 좌초한 선박과 비교하는 표현도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박대한 기자 = 25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관리청(SCA) 홈페이지에는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와 관련한 사진 여러 장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운하에 갇힌 에버 기븐호의 거대한 크기에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마치 장난감처럼 작은 굴착기 한 대가 제방에서 작업 중인 모습도 들어있었다.
에버 기븐호는 폭 59m, 길이 400m의 22만t급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으로,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를 지나가던 중 갑자기 불어온 강한 바람 때문에 선체가 항로를 이탈하면서 바닥과 충돌해 좌초했다.
이 배는 뱃머리 부분이 한쪽 제방에 박히면서 선미 부분도 반대쪽 제방에 거의 걸쳐진 상태로 멈춰 서 아예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았고, 수로를 오가는 수많은 선박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멈춰 선 에버 기븐호와 작업 중인 굴착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이후 온라인에서 수많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탄생시켰다.
가디언은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작은 굴착기의 모습은 마치 우리 시대의 '다윗과 골리앗'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어떤 이는 엄청나게 큰 컨테이너선을 '나의 코로나19 우울과 걱정거리'로, 굴착기의 작업을 우울증을 없애기 위해 '매일 나가는 산책'과 각각 비교하는 밈을 트위터에 올렸다.
수에즈 운하에 갇힌 컨테이너선을 그림으로 그린 뒤, 배의 모습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과 같다면서 "우리는 모두 어떤 면에서 저 배와 같다"고 말한 이도 있었다.
영국 스파이를 다룬 코미디 영화 '오스틴 파워'에서 주인공이 좁은 통로에서 차량 유턴에 어려움을 겪는 장면을 에버 기븐호와 합성한 밈도 만들어졌다.
이밖에 어떤 이는 트위터에 자신이 겪은 교통난과 주차난을 수에즈 운하 상황에 빗대 "오늘 수에즈 대신 파나마 수로를 택했던 점이 기쁘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선박을 부양시키기 위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배를 가볍게 하기 위해 컨테이너를 하역해야 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수일에서 수 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등에도 수에즈 운하 사고를 풍자하는 애니메이션과 영상 파일 등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좌초한 컨테이너선을 열차로, 수에즈 운하를 좁은 터널로 묘사하거나, 좌초한 선박을 빼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재연한 파일도 있다.
<YNAPHOTO path='AKR20210326118051009_04_i.gif' id='AKR20210326118051009_0401' title='수에즈 운하 사고 풍자 영상' caption='[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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