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주총 하루 앞두고 삼촌-조카 막판 '기싸움'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안건, 회사가 유리하게 작업"
사측은 "성립 안 되는 주장"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25일 "회사 측이 주주총회 안건을 사측에 유리하도록 의도적으로 애매하게 상정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판세를 보면 2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의 지지를 얻은 박찬구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인 가운데, 박철완 상무가 사내이사 진입에는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상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측이 지난 10일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서 다른 의안들에는 '사측과 박 상무의 제안이 양립 불가하므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으나, 사내이사 선임 안건만 이러한 취지의 기재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소집공고를 보면 사내이사는 사측의 백종훈 후보와 박철완 후보 둘 다 선임할 수 있는 것처럼 읽힌다는 게 박 상무의 주장이다.
박 상무는 "공고문을 읽는 주주들은 사내이사 선임에 있어 사측의 백종훈 후보와 박철완 후보 선임이 모두 가능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유리한 쪽으로 표결을 진행하기 위해 의도를 갖고 미리 작업한 꼼수이자 주주들을 오도하는 의결권 행사 기만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주총 안건 전부에 대해 박찬구 회장 편을 들되,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서만 사측과 박 상무 측 안건 둘 다 찬성표를 권고했다.
박 상무는 "사측이 국민연금에 '사내이사 후보 안건은 경합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하고는 이제 와서 1명만 선임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현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언급한 국민연금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 상무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성립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9일 이사회와 주총 소집공고 시점까지 법원에서 박 상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사내이사 후보 안건에 대해 해당 기재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또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에 대한 의견 표명서 등에서 사내이사는 1인을 선임한다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박 상무가 10%, 박 회장은 자녀 지분을 합쳐 14.84%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은 8.16%고, 국내 기관 투자자가 12%, 외국인 투자자가 28%, 개인 소액 주주가 8% 등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2대 주주 국민연금 등이 박찬구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주총은 박 회장 측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박 상무가 사내이사 진입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국내외 일부 자문사들은 박 상무 측 손을 들어줬고 국민연금도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 상무가 이번 주총에서 우선 사내이사로 입성한 뒤 우호 세력을 확대하며 계속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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