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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강남인가?…장차관 똘똘한 한 채에 답이 보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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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강남인가?…장차관 똘똘한 한 채에 답이 보인다(종합)
강남 거주 관료 주택재산, 신고액보다 10억원 많아
"실제 가치 반영 못 하는 재산신고 기준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왜 강남에 사는가? 최근 관보에 게재된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거기에 답이 있다.
고위 공직자 가운데 강남에 거주하는 관료들의 실제 주택 재산(시세 기준)은 비강남권 공직자들과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많았다.
주택 정책을 책임진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 통화정책을 맡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금융정책 당국의 고위직,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관료들의 강남 사랑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 강남 거주 관료 아파트 재산, 신고액보다 10억원 안팎 많아
경제정책의 조율사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120.22㎡)를 부부공동 명의로 종전보다 약 2억7천만원 높은 11억5천800만원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의 비슷한 평형대는 2019년 12월 1층이 16억5천만원에 매매된 이후 거래가 없었다. 작년에 강남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20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84.87㎡)를 12억3천300만원으로 종전보다 약 3억여원 높여 신고했지만 지난 2월 이 평형대의 아파트는 20억5천만원(7층)에 거래됐다. 은 위원장은 재산이 39억2천200만원으로 약 7억2천만원 증가했다고 신고했지만, 아파트 시세를 반영하면 47억원으로 불어난다.
기준금리 결정의 키를 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부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자곡동 아파트(101.94㎡)를 종전보다 약 8천만원 많은 10억3천200만원에 신고했다. 이 평형대는 지난 2월 6층이 20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실제 가치는 신고액보다 10억원 정도 높았다.
주택정책 책임자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129.73㎡)를 종전보다 6천300만원 많은 6억5천300만원에 신고했다. 이 평형은 2006년 이후 거래가 없지만 이보다 훨씬 평수가 작은 전용면적 105.74㎡가 지난 1월 14억8천만원(5층)에 거래됐다. 따라서 변 장관의 아파트 시세는 신고액보다 10억원 이상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현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과천시 중앙동 아파트(157.70㎡)를 12억7천900만원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의 157㎡는 작년 1월 24억5천만원에 거래됐고. 전용면적 151.94㎡는 작년 12월 1층이 21억3천만원에 매매됐다. 실거래가는 신고액보다 10억원 이상 높다고 봐야 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139.74㎡)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14억2천200만원에 신고했다. 기준시가를 반영해 종전보다 약 4억원 높게 신고한 것이지만 같은 평형대의 아파트가 작년 12월 24억5천만원(10층)에 거래됐다. 약 10억원 차이가 났다.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은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175.92㎡)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26억8천300만원에 신고했다. 오 총장은 개별공시지가 변동을 반영해 종전보다 신고액을 약 6억원 높였다. 하지만 이 평형대의 아파트는 작년 12월 8층이 44억2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신고가와 실거래가 격차가 무려 17억여원이다. 오 총장은 전체 재산이 53억1천900만원이라고 신고했지만, 아파트 실제 가치를 반영하면 7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 비강남권 관료들과 주택재산 양극화 심화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도 강남권에 사느냐 아니냐에 따라 재산의 양극화가 심했다. 겉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상당한 박탈감을 느낄법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중산동 아파트(83.73㎡)를 본인 명의로 2억원에 신고했다. 이 평형대 아파트는 작년 12월 8층이 2억7천500만원, 10층은 3억2천만원에 거래됐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춘천시 우두동 아파트(146.03㎡)를 2억원으로 신고했다. 이달 초 비슷한 평형대의 5층이 3억6천만원에 거래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서대문구 홍은동 아파트(142.98㎡)를 6억6천500만원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대는 지난 2월 11층이 10억6천만원에 매매됐다. 신고가액인 공시가와 실거래액 간에 약 4억원의 차이가 난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아파트(134.08㎡)를 부부 공동명의로 종전보다 6천만원 높은 6억원에 신고했다. 지난 1월 비슷한 평형대의 6층이 8억3천만원에 거래돼 2억3천만원 정도 많았다.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세종시 새롬동 아파트(85㎡)를 종전보다 약 3천500만원 높은 3억4천300만원에 신고했다. 이달 초 비슷한 평형대의 17층이 8억6천만원에 실거래됐다. 5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를 보면 강남보다는 못하지만, 세종시에 거주하는 공직자들도 지난해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대박을 맞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재산공개대상 고위 공직자 1천885명이 신고한 평균 재산은 종전 신고액보다 1인당 평균 약 1억3천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서울 강남권에 거주하는 관료들의 실제 재산 증가액은 집값만 따져도 이보다 몇 배 크다고 할 수 있다.

◇ 현실 반영 못 하는 재산신고 기준 개선 필요
공직자 재산신고는 주택의 경우 단순 명쾌하지 않고 좀 복잡하다. 예컨대 제도가 바뀐 2018년 7월 이전 신고대상이었던 공직자는 공시가격으로 신고했으나 그 이후 새롭게 신고대상자가 된 공직자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격 가운데 높은 금액을 신고하도록 했다. 여기서 얘기하는 실거래 가격은 시세가 아니라 신고대상자가 해당 주택을 취득했을 때의 금액을 뜻한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를 경우 신고 금액과 현재 시세 간에는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을 따라잡지 못하는 데다 주택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경우 애초 취득가액에서 공시지가 변동분 정도만 재산변동 신고에 반영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재산 신고액과 실제 가격이 차이가 있다고 해서 신고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재산 공개 본래의 취지가 퇴색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의 경우 아파트는 시세 대비 70%, 토지는 68% 정도밖에 반영을 못 하는 데다 가격이 급등할 경우 시세와 공시가의 괴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시세대로 신고하라고 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 시세란 하루하루 변동성이 있는 데다 공공의 통계가 아니어서 공신력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 원장은 "재산공개의 취지를 살리려면 착시가 생기지 않도록 실거래가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택 거래는 신고가 이뤄지고 있고 한국부동산원에 실거래 정보가 다 있기 때문에 재산신고 기준을 시세에 최대한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자들의 신고, 공개 재산의 기준과 관련한 의견이 다양하다"면서 "가급적 재산의 실제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im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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