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19 봉쇄 1년…12만6천명 사망하고 아직도 봉쇄중
희생자 추모의 날, 1분 묵념…백신 확보 차질, 유럽 3차 유행 여파 우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이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봉쇄 1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전국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영국에서는 올해 1월에 단행된 3차 봉쇄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영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430만 명이 넘고 사망자는 12만6천여 명이다.
세 차례 봉쇄를 거치는 과정에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슈퍼 등 필수 상점 외에는 문을 열지 못하는 탓에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어서 올해 1월 기준 실업자가 작년 동월보다 36만 명 많다.
총 1천120만 명에 달하는 유급 휴직자 지원 등에 재정을 퍼붓느라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7.9%로 196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정부는 일찌감치 세율 인상을 예고했다.
그나마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1차 접종을 하면서 분위기가 호전됐지만 최근엔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유럽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백신 물량 확보에도 차질이 생긴 탓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유럽의 3차 유행 여파가 "우리 해변으로 떠밀려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르면 5월 17일에 풀릴 것이라던 해외여행 규제를 6월 말까지 연장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해외여행을 가면 벌금을 매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신규 확진자 숫자도 하루 5천 명 선에서 더 줄지 않고 있다. 하루 신규확진자가 7만 명에 육박했던 연초에 비하면 크게 안정됐지만, 최근엔 정체 국면이다.
다행히 사망자는 많이 줄어서 22일엔 17명에 그쳤고 사망률도 작년 9월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이날 영국에선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추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정오엔 1분간 묵념했고 저녁엔 현관에 나와서 촛불이나 휴대전화 불빛을 든다.
또 교회에선 종을 치고, 런던 아이, 웸블리 스타디움, 토트넘 스타디움 등은 노란색 조명을 켠다.
묵념에는 의회와 왕실 인사들도 참가했다. 여왕은 필립공이 입원했던 병원에 꽃을 보내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우왕좌왕하며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 영국 정부는 백신 정책 성과를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백신 정책에 관해 정말 놀라운 성과라고 자평하고 1년 전에는 12개월 만에 백신을 개발해서 성인 절반에게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