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났다 하면 대형사고…구글에 장악된 한국 인터넷 생태계
국민 4명 중 3명은 구글 안드로이드 이용…작년 12월 유튜브 장애 때도 일상 마비
구글코리아, 7시간 손놓고 있다가 "데스크톱·웹에서 쓰라" 공지…이용자 빈축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구글이 23일 일으킨 서비스 장애에 수많은 국내 이용자가 불편을 겪으면서 비대면 시대에 더욱 커진 '구글의 모바일 생태계' 장악력이 또다시 입증됐다.
이날 오전부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작동하는 시스템 앱 '웹뷰'가 카카오톡·네이버 등 기존 앱과 충돌하면서 오후 들어 업데이트가 배포되기까지 국내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다른 주요 국가 대비 구글의 점유율이 유독 높아 한 번 사고가 나면 그 파급력 또한 차원이 다르다.
스탯카운터가 집계한 올해 2월 기준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OS) 점유율에서 구글 안드로이드는 73.24%로, 애플 iOS(26.38%)를 크게 앞선다.
같은 조사에서 미국은 iOS 비율이 60.75%, 일본은 65%로 우리나라와는 반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거의 모든 것이 모바일에서 이뤄지는 요즘 국민 4명 중 3명은 구글이 만든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이번처럼 오류가 발생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작년 12월에도 유튜브를 위시한 구글의 여러 서비스가 한때 장애를 일으키면서 국내 이용자의 '비대면 일상'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당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바깥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청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튜브가 먹통이 되자 국내 이용자의 원성이 빗발쳤다.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일어난 당시 장애에서는 유튜브뿐 아니라 메일·캘린더·클라우드 등 구글의 여러 업무용 서비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에러를 일으키며 더욱 광범위한 피해가 일어났다.
구글 계정으로 접속하는 소셜 로그인 기능도 마비돼 이 기능을 이용하는 일부 서비스도 피해를 봤다.
이처럼 한국에서 구글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국내 지사의 대응은 이용자의 빈축을 사는 수준이다.
구글코리아는 이날 장애가 발생 후 7시간 동안 해결책은커녕 별다른 알림조차 없었다. 그동안 이용자들은 '민간요법'으로 응급조치를 해야 했다.
비로소 올린 공지 내용 또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앱의 데스크톱 웹 환경에서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다"는 것이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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