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장애 노인 자살 위험, 정상인 대비 최대 7배 높아"
인지장애 중 하나인 실행기능장애 앓는 60새 이상 노인 연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인지장애 중 하나인 실행기능장애(executive dysfunction, ED)를 앓는 노인은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정상 노인보다 최대 7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2010∼2012년 실행기능장애로 진단받은 60세 이상 노인 1천185명을 7년간 추적 관찰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실행기능장애란 뇌의 다양한 인지기능 가운데 문제 해결, 의사 결정, 과제 지향적 행동, 충동 억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실행기능장애는 노화에 따라 뇌혈관 질환을 앓는 노인에서 뇌의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날 수 있다. 실행기능장애를 앓는 노인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적절하고 유연한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행기능장애가 있는 노인의 자살률은 0.8%로, 인지기능이 정상인 대조군의 0.1%를 크게 웃돌았다.
우울증이나 다른 위험인자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실행기능장애가 있는 노인의 자살 위험은 정상 대조군과 비교해 최대 7배까지 증가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실행기능장애를 가진 노인 중에서도 75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독거, 경제적 어려움을 가진 노인에서 자살 위험이 더욱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실행기능이 손상된 노인은 힘든 환경에 처했을 때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가 어려워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노인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울증과 같이 잘 알려진 위험인자 외에 인지기능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신경학 및 정신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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