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질주…작년보다 69%↑
고가 수입차 3대 중 2대는 법인 소유…람보르기니는 85%가 법인 명의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중 법인차의 비율이 6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된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는 8천257대로 작년 같은 기간(4천880대)에 비해 69.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억5천만원 이상 수입차는 1천850대로 작년(1천257대)보다 47.2% 증가했다.
고가 수입차 중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400 d 4MATIC 쿠페(701대)였다. 벤츠의 AMG G 63(585대)와 CLS 450 4MATIC(485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브랜드별로는 BMW(2천700대)가 가장 많았고, 벤츠(2천653대), 포르쉐(1천499대), 아우디(600대), 볼보(257대) 등의 순이었다.
대부분의 모델이 3억원 이상인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벤틀리도 연초부터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달까지 50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9% 늘었고, 롤스로이스는 41대로 70.8% 증가했다.
벤틀리는 35대를 판매하며 작년보다 20.7% 늘었다.
최근 수입차의 인기가 고공행진하면서 고가 모델의 판매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는 전년보다 48.8% 증가한 4만3천158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3만대를 넘어섰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산차 중에서는 프리미엄 모델의 상품성이나 가격대를 갖춘 제품이 없기 때문에 고급차 수요가 수입차로 쏠리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 욕구가 고가 수입차 구매로 이어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 명의 구매 비율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 명의 수입차는 총 5천432대로 65.8%를 차지했다. 고가 수입차 3대 중 2대는 법인차였던 셈이다.
람보르기니의 경우 올해 판매된 50대 중 43대(86%)가 법인 명의로 그 중에서도 우루스(35대)가 가장 많았다.
롤스로이스는 41대 중 5대, 벤틀리는 35대 중 11대만 개인 구매였다.
작년에도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에서 법인차가 차지한 비율은 69.3%(2만9천913대)에 달했다.
지난해 회삿돈으로 고가의 수입차를 구매해 사적으로 이용한 사주 일가들이 국세청에 적발되는 등 법인 명의로 수입차를 구매하는 관행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시 유명 '알짜기업'의 창업주 2세가 16억원에 이르는 슈퍼카 여섯 대를 회사 명의로 구매해 가족의 자가용으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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