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3번 잠수함 인도식에 프라보워 장관 참석…물꼬 틀까(종합)
강은호 방사청장, 14∼18일 인도네시아서 고위급 연쇄 접촉
KF-X 분담금 6천44억 연체·잠수함 2차 사업 무기한 유보 상태
(자카르타·서울=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정빛나 기자 = 17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국영 PAL조선소에서 열린 '알루고로(Alugoro)' 잠수함 인도식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참석했다.
길이 61m, 1천400t급 소형 잠수함인 알루고로함은 대우조선해양이 PAL조선소와 함께 2011년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1차로 수주한 3척의 잠수함 중 마지막 함정이다.
대우조선해양 기술 이전 방식으로 현지에서 조립됐다. 앞서 1, 2번함은 2017년, 2018년 국내에서 각각 건조돼 인도네시아 해군에 인도됐다.
프라보워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인도네시아는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았다"며 "이를 거울삼아 국토수호 방위를 위해 전력 강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PAL조선소는 5년 내 자체 100% 기술로 잠수함을 생산할 능력을 갖춰야 하고, 지금은 1척이지만 앞으로 2∼6척을 추가 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과 관계를 중요히 여기며 양국 관계를 더 공고히 해야 한다"며 "한국은 경제, 산업, 기술적으로 우수한 국가이며 인도네시아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축사에서 "알루고로함이 양국 방산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최초로 잠수함 건조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하디 통합군사령관과 유도 해군참모총장 등 현지 군 고위 관계자들과 박태성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 정연수 국방무관, 마성민 방산관, 진원양 대우조선해양 지사장 등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프라보워 국방장관이 참석하고 양국 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함에 따라 고착 상태에 빠진 한국형 전투기(KF-X) 공동개발 사업과 잠수함 2차 사업과 관련해 해결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는 KF-X 총사업비의 약 20%에 해당하는 1조7천338억 원을 개발 단계별 분담하는 방식으로 공동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경제난 등을 이유로 2월 현재까지 내야 하는 8천316억 원 가운데 6천44억 원을 연체했고, 작년 3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돼 있던 기술진 114명을 본국으로 철수시킨 뒤 재파견하지 않았다.
또,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에 2차로 주문한 1천400t급 잠수함 3척(1조1천600억 원)과 관련해서도 계약금 납입 등 아무런 이행을 하지 않아 사업이 무기한 유보 상태다.
본래 대우조선해양은 PAL조선소와 3척을 공동 건조해 2026년까지 인도할 계획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차 사업을 위해 일부 부품까지 미리 준비했으나 인도네시아가 계약 진행과 파기, 어느 쪽으로도 매듭을 짓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강 청장은 14일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뒤 15일 프라보워 장관과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 16일 하원 1위원장과 통합군 사령관, 공군참모총장을 예방했다.
강 청장은 이들 모두에게 4월 중 예정된 KF-X 전투기 출고식에 참석해달라고 초청장을 건네고, 양국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국가는 여러 번씩 방문했으나, 한국 국방부 장관 등의 방한 초청은 검토를 계속할 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강 청장은 방사청 차장이었던 작년 9월 22∼23일 출장단을 이끌고 자카르타를 방문, KF-X 공동개발 조건을 두고 재협상을 벌이고 프라보워 장관과도 만났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KF-X 공동개발 사업과 잠수함 2차 사업에 대해 공통으로 기술이전 조건이 투입예산 대비 부족하다는 입장을 그동안 현지 언론을 통해 내비쳤다.
인도네시아 공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전력 증강계획을 공개하면서 미국 F-15EX 전투기와 프랑스 라팔 전투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예산확보와 도입 시기 등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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