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김여정 메시지에 "북, 당분간 美 외교적 노력 퇴짜 가능성"
바이든 대북정책 검토·미-한중일 회담 상황 등 관망 관측
"북, 미중 긴장고조시 중국의 대북압박 약해질 것으로 해석할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6일 내놓은 담화는 북핵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에 당분간은 퇴짜를 놓을 것이라는 대미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내놓은 첫 대미 메시지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에 "앞으로 4년간 발편잠(근심·걱정 없이 편안히 자는 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CNN방송은 이날 한미연합훈련 규모가 축소되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 순방길에 오른 상황에서 김 부부장의 메시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북한과 여러 채널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을 받지 못한 사실이 전날 백악관을 통해 공식 확인된 점도 짚었다.
CNN은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메시지가 나오기 전부터 북한이 당분간은 (미국의) 외교적 노력에 퇴짜를 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왔다"라고 전했다.
북한이 당분간 외교적 노력에 퇴짜를 놓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로는 우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아직 진행 중인 점이 꼽혔다.
지난 1월 20일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대북정책을 검토 중으로, 최근 수주 내에 검토가 끝날 것으로 알려져 있다.
CNN은 미국 당국자들이 각종 행사나 브리핑,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비핵화는 애시당초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라면서 "미국은 이 용어를 쓸 때마다 (경기 지연으로 후퇴해야 하는)'5야드 페널티'를 받게 된다. 북한은 이에 동의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은 김 위원장이 이번 주 미일과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담과 알래스카 미중회담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북한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회담들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외교적 노력에 응하지 않은 채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는 "미중회담 결과 향후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 분명해지면 이를 놓고 김정은은 향후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해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이 벌어지면 김정은은 '이제 중국에 가서 핵 프로그램에 필요한 부품을 더 구매하거나 중국에 석탄을 더 수출할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북미 외교관계에 나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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