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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이후 최소 183명 사망"…계엄령 지역 '엑소더스'
인권단체 "14일 하루만 74명 사망" 최악 유혈 참사
공장 방화·계엄령 흘라잉타야서 이주노동자들 고향행 '장사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지난 14일 하루에만 7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는 등 유혈진압 희생자 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군이 사실상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계엄령이 선포된 곳이 늘어나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군경의 폭력에 의해 숨진 이는 전날 현재 최소 183명으로 집계됐다.
AAPP는 지난 14일 하루에만 양곤 산업단지 흘라잉타야 및 다른 지역에서 무려 7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쿠데타 이후 하루 사망자 규모로는 최대다.
희생자들 중에는 15세 소녀 한 명 등 18세 이하 미성년자 3명이 포함됐다고 AAPP는 전했다.
AAPP는 또 전날에도 최소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밤에도 군경이 실탄 총격을 가하는가 하면 쿠데타 규탄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조차 십자포화에 목숨을 잃으면서 사상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날 현재 2천100명 이상이 체포·구금됐다고 AAPP는 밝혔다.



특히 휴일 하루에만 60명 안팎이 숨지고 중국인 소유 공장들이 불에 타면서 계엄령이 곳곳에 선포된 산업단지 흘라잉타야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이주 노동자들이 대거 떠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흘라잉타야는 봉제공장 등이 밀집한 산업지대로 미얀마 다른 지역에서 온 노동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가 보도한 사진에는 이들이 승용차 트렁크나 삼륜차 등에 짐을 가득 싣고, 또는 오토바이 등을 타고 흘라잉타야를 떠나는 모습이 잡혔다.
현지 매체인 DVB도 "이주노동자들이 현지를 탈출해 자신들의 고향을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양곤 북쪽 바고 지역의 고향으로 향하는 한 봉제공장 직원은 로이터 통신에 "일하던 공장이 불에 탔다"면서 "일자리 없이는 양곤에서 지낼 형편이 아니라서 고향으로 돌아가는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 통신은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현지 파트너 업체가 운영하는 공장 2곳이 지난 14일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앞서 14일에는 흘라잉타야에서 중국인이 소유한 공장이 다수 불에 탔다.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과 중국 관영매체 등은 중국계 공장 32곳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공격을 받아 불에 타거나 기물이 파손됐다면서, 2억4천만 위안(한화 약 420억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식량 및 연료 가격이 인상하면서 빈곤 가정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WFP에 따르면 양곤 등지에서 쌀 가격은 쿠데타 이후 4% 가량 올랐으며, 연료 가격도 약 15% 상승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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