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서 발견한 박테리아 4종 극한 환경 작물 재배 도움될까
발견 안 된 새로운 3종 포함, 질소 고정·생장촉진 등에 관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저궤도 상공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메틸로박테리아 과(科) 세균 4종이 발견돼 화성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지구 밖 극한 환경에서 식량을 재배하려면 박테리아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니틴 싱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ISS의 박테리아를 모니터해 메틸로박테리아 과 4종을 찾아낸 결과를 과학 저널 '미생물학 프런티어'(Frontiers in Microbiology)를 통해 발표했다.
한 종은 '메틸로루브룸 로데지아눔'(Methylorubrum rhodesianum)으로 밝혀졌으며,나머지 3종은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막대형의 운동성 박테리아로 유전자 분석 결과, '메틸로박테리움 인디쿰'(Methylobacterium indicum)을 닮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틸로박테리움 속(屬) 세균들은 질소 고정과 인산염 가용화, 온도나 가뭄 등 비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강화, 생장 촉진, 식물 병원균에 대한 생물학적 방제 등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새로 발견된 박테리아 종이 우주에서 작물을 재배하는데 "생명공학적으로 유용한 유전자"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면서 "자원이 아주 적은 극한 장소에서 식물을 재배하려면 식물 생장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테리아들이 우주 농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를 입증하려면 추가적인 실험이 더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새로 발견된 박테리아에 대해 인도의 유명 생물학자 아즈말 칸 박사의 이름을 따 'M. 아즈말리'(ajmalii)로 명명할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6년간 ISS 내 우주비행사들이 모이는 장소와 식물재배를 비롯한 각종 연구가 이뤄지는 실험실 등 8곳을 정해 박테리아 번식 상황을 모니터해왔다.
지금까지 수백개의 박테리아 시료를 지구로 가져와 분석했으며, 추가로 약 1천개의 시료가 채집돼 운송 대기 중에 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시료를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ISS용 분자생물학 장비를 개발해 현장에서 직접 새로운 박테리아 종을 찾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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