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서 '중국' 입에 안올린 쿼드 정상들…초점은 대중 견제
바이든 "쿼드·파트너·동맹과 협력에 전념"…중국 겨냥한 듯 '강압' 거론도
일·인도·호주 정상 쿼드 협력 강조…미 고위 당국자 "중국 역할 솔직 논의"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개최된 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의 첫 '쿼드'(Quad)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 견제를 표방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협의체지만 다들 중국을 공식적으로 입에 올리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대중국 압박 방안이 솔직하게 논의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쿼드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가 첫 정상회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주재하는 첫 다자 정상회의라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이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은 우리 각자의 미래에 필수적"이라며 "미국은 안정의 달성을 위해 그 지역의 여러분(쿼드), 우리의 파트너, 우리의 모든 동맹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우리 지역이 국제법에 따라 통치되고 보편적 가치 유지에 전념하며 강압에서 자유롭도록 보장한다는 약속을 새롭게 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강압'이라는 용어를 통해 우회적으로 중국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용적 해결책과 구체적 결과에 전념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 그룹"이라고 쿼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4개국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우리의 협력을 확고히 증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포함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대해 가시적이고 손에 잡히는 기여를 하게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스가 총리는 모두발언을 시작하면서 '헤이, 조'(Hey, Joe)라고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오늘의 정상회담은 쿼드가 성년에 접어든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제 지역 안정에 중요한 기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안전하고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및 공동의 가치를 증진하는 가운데 어느 때보다 가깝게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21세기에 세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인도태평양"이라며 쿼드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들 정상의 모두 발언에서는 중국이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으나 비공개 회의가 시작된 이후의 논의는 대중국 견제방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쿼드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전화브리핑에서 "국제무대에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해 솔직하고 열린 논의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쿼드 정상회의의 의제와 관련해 코로나19 대응, 기후변화, 경제협력 등을 거론하면서도 대중국 대응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쿼드 정상회의를 통한 동맹과의 협력을 토대로 대중국 영향력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서되 중국과의 표면적 충돌은 피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미국 쪽에선 이날 회의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을 배석시켜 회의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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