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에 이어…"3N 게임사 면접서 사상 검증 당했다" 폭로
"시나리오 작가 면접인데 '페미니스트 그림 지우겠냐' 물어"
"피면접자 인간성 마모하는 실험…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하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동아제약 면접 성차별이 논란인 상황에서 국내 대표 게임사 면접에 갔다가 사상 검증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었다는 A씨는 이달 9일 '3N'(넥슨·엔씨·넷마블) 중 한 곳의 면접에서 사상 검증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N사 면접관은 A씨에게 "페미니스트라고 이슈가 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게임에서 지우겠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모 게임사처럼 법률상 그런 이유로 해고할 수는 없다고 보호하는 입장을 내는 것이 잘하는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우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N사 면접관의 질문은 게임업계에서 발생하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에 동의하느냐고 물어본 것이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여성 성우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여성권 관련 지지 목소리를 내면 남초(男超) 게이머들이 해당 여성과 작업물을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잦다.
전국여성노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런 사상 검증을 당하고 작업에서 배제당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겪은 여성이 최소 14명이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실태조사를 하고 사상 검증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A씨는 관련 질문이 "회사 조직을 위해 협업 직군의 직원을 해고할 것인지, 남의 밥줄을 쥐고 흔들어보라는 비인간적인 선택을 강요한 것"이라며 "피면접자의 인간성을 마모시키면서 실험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면접에서 사상을 검증하고 타 직군을 욕보이는 질문이 게임 회사 면접에 없었으면 좋겠다"며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이 뜨거운 이슈인데, 설마 이런 질문을 받을 줄 몰랐다"고 지적했다.
A씨는 N사에 메일을 보내 사과와 함께 면접에서 사상 검증 질문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했다면서, 회사가 제대로 답장을 하면 회사명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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