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팬데믹에 성역할 고정관념 복귀 안돼…임금격차 없애야"
"독일 보건부문 종사자 75%는 여성…지도적 지위에는 30% 불과"
"여성, 정치·경제·사회적 주요 결정에 불참은 있을 수 없는 일"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지금까지 어느 정도 극복된 것으로 믿었던 성역할 고정관념이 원상 복귀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대국민 팟캐스트에서 "세계여성의 날은 전 세계 여성의 평등한 권리를 위해 싸워온 여성들을 기리는 동시에 성평등을 위한 길에 무엇이 부족한지 되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팬데믹 속에 홈스쿨링과 아이 돌보기에 직장일까지 스스로 쪼개야 하는 여성들이 다시 늘었다"면서 "게다가 병원에서 약국까지 보건부문 종사자의 75%는 여성인 만큼 쉬지 않고 계속 투입돼야 하는 도전에 직면한 것도 여성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들 중 사람들을 이끄는 중요한 지위에 있는 여성은 30%에 불과하다"면서 "여성들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면서 동시에 정치, 경제, 사회적 중요한 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정부는 올해 초 대기업 이사회에 4명 이상이 있는 경우 적어도 1명은 여성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고, 나는 해당 여성들의 선임이 독일 경제를 더욱 강화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성평등 문제에 있어서 더 많은 진전을 하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 간의 조화가 더욱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아이들이 잘 돌봐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직업적 과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을 위한 돌봄시설이 확충되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이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의 모든 노력은 진정한 평등을 위해 여성과 남성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팬데믹 상황에서 여성과 남성의 재능과 관점은 각각 엄청난 의미가 있는 만큼 사회 모든 분야에서 양성이 평등해져야 한다. 여기에는 여성들이 남성만큼 벌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남녀간 시간당 평균 임금격차는 2019년 기준 19%에 달한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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