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트럼프, 응징 개시…데스노트 1호는 탄핵찬성 상원의원
'끝까지 잡는다' 反트럼프 머카우스키 겨냥 성명…"알래스카 직접 갈 것"
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낙선운동 전개' 공식화…다음 표적은 리즈 체니?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안에 찬성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낙선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反)트럼프 진영으로 돌아선 이들을 겨냥한 '복수'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보낸 성명에서 "나는 위대한 알래스카주의 실패한 후보인 리사 머카우스키를 어떤 상황에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녀는 자신의 주, 심지어 자신의 나라도 잘못 대표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내년에 다른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지는 알지 못하지만 내가 어디에 있을지는 알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불충하고 매우 나쁜 상원의원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성향의 머카우스키 의원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에서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7명 중 한 명이다.
이전부터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혀왔던 머카우스키 의원은 탄핵안에 찬성한 7명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 대상이 되는 유일한 의원이기도 하다. 상원의원 임기는 6년으로, 2년마다 전체 정원의 3분의 1씩 선거를 치르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상원 에너지·천연자원 위원회가 뎁 할랜드 내무장관 지명자를 인준할 때 이 위원회 소속인 머카우스키 의원이 공화당 의원 중 유일하게 승인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알래스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또 하나의 예"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머카우스키 의원을 겨냥한 낙선 운동을 위해 이미 여론조사까지 실시하는 등 구체적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측은 탄핵안에 찬성한 또 다른 공화 상원 의원인 리즈 체니(와이오밍) 의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여론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 하원 탈환을 노리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 얼마나 관여할지가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특히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나 경합 선거구에서 극우 후보를 지지하고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카우스키, 체니 등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한 7명의 공화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지역구에서 불신임을 받는 등 이미 거센 역풍에 직면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탄핵안 부결 직후 낸 성명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애국 운동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공화당 내 '반란자'들에 대한 '응징'을 예고했다.
머카우스키 의원은 그러나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한 행동이, 내가 던진 표가 가져올 수 있는 정치적 결과를 알고 있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 찬성파 등 공화당내 반트럼프 의원들에게까지 모금의 혜택이 돌아가는 것에 분노한 나머지, 지난 5일 공화당내 주요 기구에 서한을 보내 자신의 이름과 캐리커처를 정치자금 모금에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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