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LH 직원 비리…뇌물·횡령에 성추행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3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면서 과거 LH 직원들의 비리가 재조명받고 있다.
수억 원의 뇌물을 받거나, 수의계약을 통해 LH 아파트를 여러 채 구입하는 등 LH 직원들은 이전에도 각종 비리로 도마 위에 올랐다.
2018∼2019년 LH는 직원 11명의 뇌물·횡령 혐의를 검찰·경찰로부터 통보받고 이들을 해임·파면하는 징계를 내렸다.
A씨는 지인이나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투자 조언과 자문 제공 등의 명목으로 네 차례에 걸쳐 1억3천150만원을 받았다.
B씨는 공사 현장 납품을 청탁한 업체에 그랜저 승용차 렌트비 2천191만원(33차례)을 대신 내게 했다.
브로커 업체 대표와 납품 계약 성사 시 납품금액의 1.5∼2.5%를 받기로 하고 실제로 각 3천만원대 현금과 식사 등 향응을 받은 4명도 적발됐다.
이들 6명은 모두 파면됐다.
또 C씨는 LH의 아파트 15채(수원·동탄·경남·대전 등)를 순번 추첨 수의계약, 추첨제 분양 등의 방법으로 획득해 본인과 가족 명의로 소유하고도 직원 의무 사항인 신고 절차를 밟지 않았다.
이후 C씨는 '견책' 징계를 받고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다.
공사 품질시험 담당 센터의 관리자였던 D씨는 개인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신규 토질 장비(피에조콘 장비)를 회삿돈 8억6천900만으로 구매하고 기존 장비는 박사과정 재학 중인 학교에 무상으로 넘겼다가 결국 강등 처분을 받았다.
아내가 판매하는 향초 144만원어치를 수급업체 현장 대리인들에게 강매한 직원,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특별공급 임대주택 계약을 담당하면서 이들의 주거지원금 247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직원 등도 적발됐다.
이 밖에 성희롱·성추행 사건으로 파면된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비리와 비위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LH 내부 감사 결과 행정상 처분, 주의, 경고 등 징계를 받은 직원은 2016년 566명에서 2019년 823명으로 급증했다.
견책 이상의 징계를 받은 직원도 2016년 13명, 2017년 20명, 2018년 40명, 2019년 35명 등으로 증가세다. 같은 기간 파면, 해임 등 중징계를 받은 직원도 26명으로 집계됐다.
징계 사유는 수억대 뇌물 및 금품수수, 증여·향응·금전 차용, 내부 정보 유출, 성추행, 휴일 근무비 부당수령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이처럼 위법과 비리 사실이 드러나도 LH 자체 심의 과정에서 상당수의 경우 징계 수위가 낮아지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2016∼2019년 내부 감사에서 신분상 처분 요구가 이뤄진 사례 중 실제 징계를 받은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심의 과정에서 징계가 하향된 경우도 3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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