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처럼 변장하고…미 백신 접종소에 '가짜 노인' 속출
보닛·안경·장갑 쓴 채 접종소 왔다 발각…경고 처분
당국 "생각보다 꿍꿍이 많을 것"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부족해지면서 할머니처럼 변장한 채 접종을 받으려던 젊은 여성들이 끝내 발각됐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벌어진 이 사건을 두고 "시트콤의 한 장면" 같다고 소개했다.
두 명의 여성이 보닛(머리를 감싸는 여성용 모자)을 쓰고 안경과 장갑을 낀 채 오렌지카운티의 접종소에 등장한 것은 지난 17일.
이들은 2차 접종을 받으러 왔다면서 이미 1차 접종을 받았음을 증명해주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카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가 각각 34세, 44세였던 이들은 결국 접종소 관계자들이 생년월일 오류를 알아차리면서 '백신 도둑질'은 물거품이 됐다.
플로리다에서는 65세 이상을 우선 접종하고 있다.
이들은 범죄 혐의를 적용받지는 않았으며, 다만 경찰 측은 이들에게 경고를 내렸다.
경찰 측은 이들 여성이 주 시스템을 피해가려고 접종 등록 과정에서 출생 연도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이들이 어떻게 첫번째 접종에서 들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면서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도 친부와 이름이 같은 점을 악용해 접종을 받으려던 젊은 남성이 발각되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플로리다는 미국에서도 백신 부족이 심각한 주로, 최근 한파 대란으로 수송이 지연되면서 백신 수요가 폭증했다.
우선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의료계 종사자, 기저 질환자 등이며 젊은층, 교사, 경찰관, 필수 종사자 등이 다음 순서를 주장하지만 미정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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