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움직임"…유럽, '미국 복귀' 환영 속 안보자립 강조(종합)
마크롱 "미국에 유럽 안보 너무 의존하면 자주국방 어려워" 경계 목소리도
미·유럽 대중국 공동 전선 공감…메르켈, 중국과 공조도 언급 '온도차'
(파리·서울 =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현혜란 특파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등장해 미국의 다자주의 복귀를 알린 데 대해 유럽은 '대서양 동맹'의 복원을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회의와 이어 열린 뮌헨안보회의를 주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결별을 국제무대에서 선언했다.
이에 대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자유 진영의 지도국으로 완전히 돌아왔다"라며 "이는 환상적인 움직임이다"라고 환영했다.
이어 "암울함은 지났고 우리는 고비를 넘겼다"라며 "서방이라고 부르는 국가들은 엄청난 역량과 전문성을 다시 한번 한데 모으고 있다"라고 연설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독일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과 유럽 간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다자주의 복귀에 반색하면서도 가장 민감한 분야인 안보 문제에 대해선 경계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에서 미국에 우리(유럽)가 너무 의존하면 스스로 우리의 국경을 더는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럽이 나토에 더 개입할 수 있는 최선책은 각국이 안보를 더 책임지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나토를) 과거보다 더욱 강하게 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토를 믿는다"라면서도 "나토가 조금 더 정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당선 이후 유럽이 안보 측면에서 자립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의 틀 안에만 머물 필요 없이 자체 방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또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아프리카에 필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가능한 한 빨리 지원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이 그 자리를 메워 '서방의 영향력'은 개념으로만 존재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의 3∼5%를 아프리카로 보내자고 제안했고 존슨 총리, 메르켈 총리 등이 이에 호응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의 정상은 중국의 부상과 영향력 확대에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뜻에 공감하면서도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은 체제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항해 싸우거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등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라며 중국과 '전략적 공조'에 방점을 찍었다.
대신 "러시아가 반복해 EU의 기반을 파괴하려 하기 때문에 EU가 강해져야 한다"라며 러시아에 대한 경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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