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우주비행사 꿈 이룬다'…유럽우주국 문호 개방
우주기관 최초 신체장애인에 우주비행사 응시 기회 부여
여성·장애인 선발 "다양성 확보"…"똑같은 임무 수행"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유럽 국가들의 공동 우주개발 기구인 유럽우주국(ESA)이 11년 만에 우주비행사 모집에 나서면서 우주 기관으로는 최초로 장애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AP통신과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ESA는 16일 내달 말부터 시작될 신규 우주비행사 전형 과정에서 최대한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여성과 신체장애인을 우주비행사로 선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SA는 5월 말까지 응시 원서를 받고 약 18개월에 걸쳐 모집 절차를 진행한다. 최종 선발된 4~6명은 독일 쾰른에 본부를 둔 ESA 우주비행단에 곧바로 합류해 결원을 충원하고, 다른 20명은 예비후보로 선발될 예정이다.
요한 뵈르너 ESA 사무총장은 이번 우주비행사 모집과 관련, "우리는 달과 화성 탐사를 염두에 두고 있어 아주 우수한 우주비행사가 필요하다"면서 "이전보다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 넓게 봐야 한다"고 했다.
여성 우주비행사는 우주 임무를 수행한 우주비행사 560명 중 65명에 불과하며, 그나마 대부분이 미국 여성으로 ESA 출신은 두 명에 불과했다.
ESA는 여성 우주비행사 확충과 함께 '장애인 우주비행사 타당성 검토 프로젝트'(Parastronaut Feasibility Project)에 따라 신체장애인에게 우주 임무를 맡길 시기가 도래했다며 이번 모집부터 응시 기회를 부여했다.
ESA는 우주기관 중 신체장애인에게 우주비행사 응시 기회를 부여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SA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의 조언을 구해 무릎 아래 손실이나 현격한 다리 길이 차이, 키 130㎝ 이하 등을 우주비행사 지원이 가능한 신체장애로 제시했다.
로봇 및 유인 우주비행 프로그램 책임자인 데이비 파커 박사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이 참여하는 것을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ESA의 다양성은 우주비행사의 출신과 나이, 배경, 성별뿐 아니라 신체적 장애까지도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형식주의에 빠져 장애를 가진 우주 관광객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장애인 우주비행사는 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일상적 업무에도 모두 참여하는 등 의미있는 우주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우주비행사도 공학, 수학 등 관련분야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에다 영어와 제2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하는 등 다른 자격 조건은 비장애인과 같다.
장애인 우주비행사는 예비후보로 선발될 예정이며, ISS 회원국과 협의해 우주 임무를 맡길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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