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안주는 바이든, 親트럼프 앙금?…전화 기다리는 네타냐후
바이든, 각국 정상들과 통화하며 네타냐후는 '패싱'…對이스라엘 정책 변화 예고
트럼프 뒷배 잃은 네타냐후 "전화 올 것, 동맹 강해"…인연 강조하며 바이든에 러브콜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취임 한 달이 돼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는 아직 '유선 접촉'을 하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냉대'에는 우파 지도자인 네타냐후 총리가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유달리 밀착해왔던 데 대한 '뒤끝'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친(親)이스라엘 일변도로 흘렀던 미국의 대(對)중동정책에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취임 후 '미국이 돌아왔다'는 모토로 각국 정상과 릴레이 통화 외교에 나서왔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아직 유선 회담 대상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취임 후 불과 이틀 만에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과는 극명히 대비된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돼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전했다.
바이든 새 행정부가 트럼프가 탈퇴했던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거나 이스라엘의 서안 정착촌 건설에 반대한다면 미·이스라엘 동맹이 시험대에 설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이 경우 든든한 '뒷배' 트럼프의 덕을 톡톡히 봤던 네타냐후 총리로선 난감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2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동시 인정)으로의 회귀를 예고해왔다.
'네타냐후 패싱'논란에 대해 일단 양국 모두 관계에 문제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현지방송인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한다는 일각의 의구심을 일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바이든 대통령)는 전화를 걸어올 것"이라면서 "내가 워싱턴에 이스라엘 외교 대표로 와 있고 그가 젊은 델라웨어 상원의원이던 시절부터 우리는 거의 40년 동안 매우 강력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며 인연을 거론했다.
오랜 개인적 친분을 끄집어내 이상기류 잠재우기를 시도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그는 지난달 공식 트위터 대문사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리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은 부분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고 있으며, 동맹은 매우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 팔레스타인 현안에 대해서는 차이점도 있다"고 간극을 인정했다.
백악관도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조기 통화 대상에 포함하지 않음으로써 그를 '모욕'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지난 12일 선을 그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곧 통화할 것이라면서도 날짜를 제시하진 않았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시 양국간 동맹 강화를 희망하면서 별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5월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팔레스타인이 제한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하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하는 등 임기 내내 노골적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