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고독·고립 문제 심각…일본, 담당 장관 신설
자살 11년만에 증가…대규모 지진 후 피난민 고독사도 문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증가하자 '고독' 문제를 담당할 장관직을 만들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 장기화로 심각해진 고독·고립 문제를 담당할 각료를 신설했으며 사카모토 데쓰시(坂本哲志) 저출생 대책 담당상이 겸임하도록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전날 사카모토 담당상을 총리 관저로 불러 코로나19 확산 후 일본에서 자살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을 거론하며 "문제를 철저히 파악해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사카모토 담당상은 "사회적 고독이나 고립을 방지하고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지키는 활동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시책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되며 각 중앙행정기관의 담당자를 모아 구체적인 대책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후생노동성이 실시 중인 자살 방지 대책이나 농림수산성이 저소득층을 위해 시행하는 푸드뱅크 등 관련 시책을 종합적으로 살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에 일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전년보다 750명 늘어난 2만919명(속보치)이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의 충격이 이어진 2009년에 이어 11년 만에 증가한 것이다.
성별을 구분해서 보면 남성은 1만3천943명으로 135명 줄었으나 여성은 6천976명으로 기록해 885명 증가했다.
또 1995년 1월 한신·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일명 고베 대지진)이나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후 임시 주택 등에서 생활하는 고령 피난민의 고독사가 이어지면서 고독·고립이 사회 문제로 부각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가운데 고립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대안으로 활용되면서 정보기술(IT)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를 지원하는 것이 과제도 대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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