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위반으로 11년8개월 징역·1천800억원 벌금 선고받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몰락한 갑부'로 일컬어지는 기업인 에이키 바치스타가 세 번째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 연방형사법원의 호잘리아 몬테이루 피게이라 판사는 전날 바치스타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11년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피게이라 판사는 또 내부자 거래를 통한 금융시장 조작에 대한 책임을 물어 8억7천100만 헤알(약 1천800억 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바치스타는 주가 조작을 위한 내부 정보 이용과 투자자들에 대한 거짓 정보 제공, 허위 진술 등 혐의로 검찰에 의해 여러 차례 기소됐으며,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까지 세 번째다.
연방법원은 2018년 7월 바치스타에게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를 적용해 30년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3개월 후 연방고등법원은 가택 연금을 결정했다.
바치스타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리우 주지사에게 1천650만 달러(약 182억 원)를 뇌물로 준 혐의를 받았다.
당시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하자 바치스타는 미국으로 출국해 뉴욕에 머물다가 1주일 만에 자진 귀국해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어 연방법원은 지난해 6월에는 바치스타에게 금융시장 조작 혐의를 적용해 8년 징역형을 선고하고 최저임금의 1만500배에 해당하는 1천만 헤알(약 20억 원) 규모의 벌금도 부과했다.
재판부는 바치스타가 금융시장에서 얻은 폭넓은 경험과 지식을 유해한 방식으로 사용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자신은 부당하게 이익을 취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바치스타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1987년부터 집계하는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가장 극적으로 추락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12년에 30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세계 7위 부자로 평가됐으나 2년 후인 2014년 3월에는 재산이 100분의 1인 3억 달러로 줄었다.
그가 이끌던 EBX 그룹은 한때 에너지·조선·물류·광업·부동산·스포츠 마케팅·정보통신·식품 등 분야의 계열사로 거느릴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경영과 투자 실패, 주가 폭락 등이 겹치면서 자금 압박을 받아 주요 계열사의 파산보호 신청이 잇따랐고, EBX 그룹은 사실상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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